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권 회장 구속기소
의혹 제기 1년 10개월 만에 권 회장까지 닿아
검찰, '전주' 의혹 김건희씨 수사는 계속 진행 중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권오수(63) 도이치모터스 회장을 3일 재판에 넘겼다. 김씨와 관련해선 "주가 조작 가담 여부를 계속 수사하고 있다"며 여지를 남겨뒀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2부(부장 조주연)는 권 회장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이날 구속기소 했다. 권 회장은 도이치모터스 최대 주주이자 대표이사로 2009년 12월부터 약 3년간 회사 내부 정보를 유출하면서 ‘선수’ 등을 동원, 주가 조작에 나선 혐의를 받는다.
의혹은 뒤늦게 공개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에 대한 경찰 내사보고서에서 불거졌다. 2013년에 작성된 보고서에는 윤 후보의 부인인 김씨가 당시 매입한 도이치모터스 주식과 증권계좌를 주가 조작 선수인 이모씨가 관리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가 급등과 급락을 반복할 당시, 김씨가 권 회장을 비롯한 주가 조작 세력에게 이른바 '전주(錢主)'로 자금을 댔다는 의혹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4월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등은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이후 1년 6개월 넘게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다 지난 10월 초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나섰다. 2010년 권 회장 소개로 10억 원이 든 김건희씨의 증권계좌를 관리했던 이모씨를 비롯한 ‘선수’ 일당 4명을 구속기소한 데 이어 지난달 16일에는 ‘몸통’ 격인 권 회장을 구속한 것이다.
하지만 속도가 붙었던 검찰 수사는 다시 얼어붙기 시작했다. 검찰이 권 회장과 이씨를 상대로 김건희씨의 범행 관여 여부를 캐물었지만, 유의미한 진술과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 역시 이씨에게 계좌 관리를 맡긴 것은 맞지만 자금이 주가 조작에 동원된 것은 알지 못했으며 금전적 이득을 본 것도 없다는 입장이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권 회장을 기소한 후, 김씨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일각에선 김씨의 소환 조사도 조심스레 점친다. 다만 김씨의 주가 조작 혐의를 뒷받침할 진술이나 물증이 없는 상태에서 대선후보의 부인을 불러 조사한다는 게 검찰에는 부담이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김씨를 불기소 처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여당 의원들은 이날 서울중앙지검을 찾아가 김씨 조사를 촉구했다. 박주민, 김용민, 민병덕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정진우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를 만나 “전주 의심을 받는 김씨 소환도 없이 불기소 처분을 내리는 것은 공정한 수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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