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황새·미호종개 노니는 미호토피아'··· 미호강 시대가 열린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황새·미호종개 노니는 미호토피아'··· 미호강 시대가 열린다

입력
2021.12.01 15:07
수정
2021.12.01 16:48
0 0

중부권 젖줄 미호천→미호강 변경 추진
주민 86% 명칭 변경 희망, 곧 심의 요청
충북도 강 살리기 10년 프로젝트도 시동

충북지역 환경단체 회원들이 2019년 여름 청주시 흥덕구 미호강변에서 천연기념물 미호종개 살리기 운동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미호종개는 미호강의 깃대종(특정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하는 생물)이다. 풀꿈환경재단 제공

충북지역 환경단체 회원들이 2019년 여름 청주시 흥덕구 미호강변에서 천연기념물 미호종개 살리기 운동을 알리는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미호종개는 미호강의 깃대종(특정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하는 생물)이다. 풀꿈환경재단 제공



금강 최대 지류인 미호천을 충북의 대표 친수 공간으로 되살리는 프로젝트가 미호강으로 명칭을 변경하는 작업을 시작으로 본격화한다.

충북도는 국가하천인 미호천의 명칭을 미호강으로 바꾸기 위해 올해 안에 환경부 산하 국가수자원관리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이를 위해 먼저 국가하천 관리 부처인 국토교통부와 내부 협의를 벌이기로 했다.

도가 명칭 변경에 나선 것은 도민의 절대 다수가 원하고 있어서다. 도에 따르면 11월 15~28일 2주간 미호천이 지나는 청주·진천·음성과 세종시 주민 2,716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85.9%인 2,334명이 명칭 변경에 찬성했다. 또 이들의 거의 대부분이 현재 ‘미호’ 명칭을 그대로 두고 강으로 바꾸는 안에 공감을 표했다.

국가하천 명칭 변경은 국가수자원관리위원회 심의를 거쳐 국토부의 고시로 최종 확정된다.

도는 강으로의 명칭 변경이 조기에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호천 규모가 다른 지역의 기존 강보다도 크기 때문이다. 총 89.2㎞인 미호천은 유역면적이 1,855㎢로, 전국 24개 국가하천 가운데 11위에 해당한다. 만경강(1,527㎢), 형산강(1,140㎢), 동진강(1,136㎢), 태화강(643㎢)보다 유역면적이 훨씬 넓고, 총 연장도 이들 강보다 12~43㎞나 길다.

강종근 도 자연재난과장은 “충북 중부권 젖줄이라는 상징성과 주민 자긍심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지역에선 이미 미호강으로 호칭하고 있다”며 “도민의 열망이 크고 하천 규모도 큰 만큼 명칭 변경은 시간 문제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명칭 변경을 계기로 미호천을 충북의 대표 생태 하천으로 살리는 사업도 시동을 걸었다.

충북도는 미호천 수질을 살리고 주변에 시민휴식 공간을 조성하는 ‘물이 살아있는 미호강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2032년까지 10년간 총 6,500억원을 퍼붓는 이 사업에는 미호천을 끼고 사는 청주시와 증평·진천·음성군이 동참한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현재 3급수인 수질을 1급수로 끌어올리고 강변을 주민 휴식공간을 돌려주는 것이다.

도는 수질 개선을 위해 우선 청주·진천·음성의 미호강 단위 유역을 '수질개선 관리지역'으로 지정키로 했다. 수질 정화를 위한 인공습지도 4곳에 조성한다.

하천 환경 유지를 위해 수량을 확보하는 사업도 병행한다. 청주 무심천으로 공급되고 있는 대청댐 용수를 현재 하루 8만톤에서 20만톤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 청주하수처리장에서 방류되는 1급수 수준의 하수처리수 중 하루 15만톤을 작천보 상류까지 끌어올려 방류할 참이다. 미호강 상류의 노후저수지 40곳을 보수해 갈수기 하천 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시민들이 쉴 수 있는 친수·여가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정북동 일원에 토성과 연결한 역사문화테마공원을 만들기로 했다. 까치네 원평동 일원에는 놀이시설과 식물원 등을 갖춘 유원지를 조성한다. 오송읍 일원에는 호안 정비공사 때 나온 모래를 재활용, 대규모 백사장과 미류나무숲도 조성한다.

지역 환경단체가 청주 옛 팔결교 부근 미호강변에 2018년 설치한 미호종개 발견지 안내판. 이곳은 천연기념물인 미호종개가 처음 발견된 곳이다. 풀꿈환경재단 제공

지역 환경단체가 청주 옛 팔결교 부근 미호강변에 2018년 설치한 미호종개 발견지 안내판. 이곳은 천연기념물인 미호종개가 처음 발견된 곳이다. 풀꿈환경재단 제공



지역 시민사회도 미호강을 되살리자는 운동에 적극적이다. 품꿈환경재단 등 시민·환경 단체들은 지난달 3일 미호강유역협의회를 발족했다. 협의회에는 미호천 유역 주민대표와 시민단체, 기업체, 언론, 환경전문가 등이 총망라해 참여했다.

협의회는 미호강 수질 개선과 유역공동체 발전을 위해 ‘미호강 상생협력 프로젝트 2030’을 추진할 계획이다. 10년간 유역의 모든 기관 단체들이 동참해 미호강을 가장 맑고 깨끗한 수변 공간으로 만들고 자연과 사람,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사업을 벌일 참이다. 강유역 종합 탐사, 미호종개·황새 등 서식처 복원 등도 진행키로 했다.

특히, 협의회는 도의 미호강 프로젝트가 4대강식 토목 공사로 흐르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박광수 미호강유역협의회 사무처장은 “충북의 귀한 젖줄이자 생명인 미호강을 보전하기 위해 강유역의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이 소통하고 협력해 올바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동안 미호강을 살리려 노력해 온 시민사회, 전문가들과 '미호강 프로젝트 민·관합동 추진단'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미호종개

미호종개



미호천은 충북 중부권을 관통해 충북의 젖줄로 통한다. 음성에서 발원해 진천, 증평, 청주를 거쳐 세종시 합강까지 흐르는 하천은 1970년대까지 천연기념물 황새의 주요 서식지였다. 세계적 희귀 물고기인 미호종개의 고향이기도 하다. 하지만 난개발과 환경 오염으로 지금은 평균 3급수 수준으로 수질이 나빠지는 등 생태계가 크게 파괴된 상태다.

한덕동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