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수급 동향 조사기관인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가 내년 메모리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종전의 절반 이하로 낮춰 잡았다. 최근 시장에서 제기된 '업황 고점' 우려를 뒷받침하는 전망인데, 그럼에도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에도 실적 행진을 계속할 거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1일 WSTS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내년 메모리반도체 시장 성장률을 8.5%로 예상했다. 앞서 이 기관은 지난 8월 보고서에서 18.4%를 예상했는데, 4개월 만에 절반 이하로 낮춰 잡은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전망 하향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1년 넘게 오르던 D램 가격이 지난달 처음으로 떨어지자 업계에선 '하락 신호탄'이란 분석이 나왔는데, 이런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관측된다.
메모리 반도체 성장률을 대폭 하향 조정한 영향으로 내년 전체 반도체 시장 예상 성장률은 기존 10.1%에서 8.8%로 축소됐다. WSTS는 "센서(11.3%)와 로직 반도체(11.1%)가 내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며 전체 반도체 시장 성장을 이끌고, 다른 반도체 제품도 성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WSTS는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 매출이 전년보다 25.6% 성장한 5,529억6,100만 달러(약 658조235억 원)로 전망했다. 이 중 메모리 반도체는 가장 높은 34.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WSTS는 지난해 6.8% 수준이었던 반도체 시장 성장률은 올해 25.6%를 기록해 2010년(31.8%)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분석했다.
"늘어난 D램 판매량이 가격 하락 효과 상쇄"
최근 D램 가격 하락으로 시장에서 '업황 고점' 우려가 나오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에 큰 타격을 주기 어려울 거란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D램 가격이 당분간 조정을 거친 뒤 내년 2분기부터 반등할 걸로 점쳐지는 데다 국내 메모리 제조사들이 재고 관리에 전력을 기울인 덕분에 과거처럼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폭락 가능성은 없다는 게 근거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내년도 연간 메모리 매출 전망치는 82조 원으로 올해보다 7.8% 뛸 걸로 추산된다. 메모리 가격 하락으로 영업이익은 다소 줄겠지만, 전체 D램 판매량은 20% 넘게 늘어 가격 하락 효과를 상쇄할 거란 분석에서다. SK하이닉스는 D램 매출은 다소 줄어도 낸드 실적이 개선되면서 내년도 전체 연간 매출이 올해보다 7% 증가한 4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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