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년간 형편이 어려운 1만4,000쌍 부부에게 무료 예식을 지원해 LG의인상을 수상한 백낙삼(왼쪽) 신신예식장 대표와 아내인 최필순씨의 모습.
LG복지재단은 54년간 형편이 어려운 1만4,000쌍 부부에게 무료 예식을 지원한 신신예식장 대표 백낙삼(89)씨에게 ‘LG의인상’을 수여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날 LG복지재단에 따르면 백씨는 지난 1967년부터 경남 마산에서 예식장을 운영하면서 형편이 어려운 예비 부부들의 결혼식을 도왔다. 백씨는 20대부터 10년 넘게 전문 사진사로 일하면서 모은 돈으로 1967년 3층짜리 건물을 구입, 예식장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가난 때문에 결혼식을 미뤘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비용 때문에 식을 못 올리는 예비 부부들에게 기본적인 사진 값 이외의 식장 대관을 비롯한 예식 전반에 대한 비용을 받지 않았다. 무료 결혼식을 이어가기 위해 백씨와 그의 아내인 최필순(80)씨는 고령의 나이에도 건물 관리는 물론 식장 청소, 주차까지 모두 직접 챙기고 있다. 백씨는 “저처럼 돈이 없어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는 분들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하루하루 운영하다 보니 어느덧 50년이 흘렀다”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예식장을 잘 운영하고, 남은 여생은 아내와 우리가 결혼시킨 부부들이 잘 살고 있는지 한 번쯤 가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LG의인상 수상한 박화자씨. LG 제공
12년간 매일 폐품을 수집해 지역사회의 어려운 학생을 돕고 있는 박화자(60)씨와 운전자 없이 내리막으로 질주하는 차량을 자신의 차로 막아 대형 인명피해를 막은 안현기(24)씨에게도 LG의인상이 수여됐다.
경기 화성시 마도면 쌍송3리 이장인 박화자씨는 지난 2009년 마을 이장으로서 명절 불우이웃을 도울 방법을 찾다가 폐품을 모아 판 돈으로 면사무소에 기부하기로 했다. 그때부터 최근까지 매일 아침 저녁 시간을 쪼개 4시간씩 10년 넘게 폐품 수거를 하고 있다. 박씨가 이렇게 기부한 금액만 4,000만 원이 넘는다. 박씨는 최근 암 판정을 받아 예전만큼 자주 폐품을 모으지는 못하지만,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꾸준히 폐품 수집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LG의인상 수상한 안현기씨. LG 제공
안현기씨는 지난 9월 30일 오후 2시 30분쯤 충북 충주 시내에서 운전자가 잠시 내린 사이 브레이크가 풀린 차량이 왕복 6차선 내리막길에서 빠른 속도로 교차로를 향해 돌진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차가 그대로 돌진할 경우 길을 건너던 행인들이 다치는 등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안씨는 자신의 차로 달리던 차량을 막아 멈춰 세웠다. 충돌로 차량이 심하게 망가졌지만, 안씨를 포함한 부상자는 없었다.
LG관계자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베푸는 삶을 선택한 두 분의 이웃사랑 정신과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차량을 막은 시민의 용기 있는 행동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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