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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 추기경 "한반도의 평화 기도하며 지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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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 추기경 "한반도의 평화 기도하며 지내겠다"

입력
2021.11.30 14:58
수정
2021.11.30 15:2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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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 추기경이 30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서울대교구장 이임 감사미사에서 강론하고 있다. 평화방송 캡처

염수정 추기경이 30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서울대교구장 이임 감사미사에서 강론하고 있다. 평화방송 캡처


지난 9년간 천주교 서울대교구를 이끌어 왔던 염수정 추기경이 8일로 예정된 서울대교구장 퇴임을 앞두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염 추기경은 30일 오전 10시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이임 감사미사에서 “교구장직을 떠나도 매 순간을 감사히 여기며 우리 한반도의 평화와 우리 교회를 위해 기도하며 지내겠다”고 밝혔다.

염 추기경은 이날 강론에서 “사제로 51년을, 주교로 20년을 살아왔고 교구장이란 너무 버거운 십자가를 지게 됐다. 그동안 함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하느님께서 많은 은총을 주시고 좋은 협조자들을 보내주셔서 임기를 마칠 수 있게 됐다”면서 신자와 수도자, 사제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염 추기경은 “교황님이 당부하신 양 냄새나는 착한 목자로서 저의 모든 것을 다 바치려고 했지만 능력이 부족함을 뼈저리게 느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염 추기경은 자신 때문에 상처 받은 사람들에게 용서를 구하기도 했다. 염 추기경은 “제가 직분을 수행하는 동안 저의 말과 행동 때문에 상처 받은 분들이 계시다면, 틀림없이 그런 분들이 있는데, 이 자리를 빌려서 용서를 청한다”면서 “주님의 자비로운 마음으로 자비를 베풀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임 감사미사와 환송식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주한 교황대사 알프레드 슈에레브 대주교와 주교단, 교구 사제단, 수도자, 평신도 등 700여 명이 참석했다. 슈에레브 대주교는 송사에서 “추기경께서 모범적 헌신으로 완수하신 이 길을 감사의 마음으로 기억하는 동시에, 또한 앞으로 주님께서 추기경을 이끌어주실 그 시간들을 바라보며, 전임 대교구장이신 추기경님께 주님의 은총이 가득하시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염 추기경은 1943년생으로 고(故) 김수환·정진석 추기경에 이어서 한국 천주교가 낳은 세 번째 추기경이다. 지난 1970년 천주교 사제가 됐고 2002년 주교 서품을 받았다. 2012년부터 서울대교구장을 맡았다. 교구장 정년(만 75세)을 채우고 이전부터 사임할 뜻을 밝혔던 염 추기경은 지난달 28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신임 교구장으로 정순택 대주교를 임명하면서 마침내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염 추기경은 이임 감사 미사 이후 그동안 생활하던 명동 주교관을 떠나 사제의 꿈을 키웠던 서울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 내 주교관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곳은 정진석 추기경이 생전에 머물던 공간이다. 교회법에 따라 염 추기경은 다음 달 8일 명동대성당에서 열리는 정순택 대주교의 서울대교구장 착좌 미사 전까지 교구장 직책을 유지한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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