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1순위' 박사랑 복귀 시점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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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신인 레프트 정윤주(왼쪽 사진)와 도로공사 세터 이윤정. KOVO 제공
여자배구 신인들의 맹활약이 침체된 코트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치열한 신인왕 경쟁을 벌였던 2018~19시즌(정지윤, 이주아, 박은진) 분위기를 넘어설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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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세터 이윤정. KOVO 제공
최근 도로공사의 상승세와 맞물린 ‘경력직 신인 세터’ 이윤정(24)의 활약이 가장 눈에 띈다. 지난 21일 인삼공사전에서 프로 데뷔 첫 선발로 나서 팀의 3-0 완승을 이끌더니 지난 24일 GS칼텍스전에서는 경기 중 손목을 다치고도 “계속 뛸 수 있다”며 투혼을 발휘하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혀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도로공사는 이날 3-2로 신승을 거뒀는데, GS칼텍스전 승리는 무려 722일 만에 거둔 승리라 더욱 값졌다. 또 28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도 승리하며 3연승 중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에 따르면, 이윤정이 세터일 때 도로공사의 팀 공격성공률은 42.4%로, 주전 세터 이고은(39.9%)을 오히려 앞선다. 일각에서는 벌써 ‘실업팀 출신 신인왕’까지 나온다. 이윤정도 나름 욕심을 내고 있다. 그는 “(처음엔) 욕심이 없었는데 주변에서 얘기하다 보니 점점 욕심이 나는 게 사실”이라며 “신인상을 타겠다는 생각보다 지금의 위치에서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 수원 전산여고 졸업 후 프로가 아닌 실업팀(수원시청)에 입단한 이윤정은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전체 8순위)를 통해 도로공사에 입단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프로에 입단했다면 강소휘(GS칼텍스)와 데뷔 동기다. ‘6년 경력직 신인’이란 말이 나온 이유다. 서브할 때마다 심판에게 고개 숙여 꾸벅 인사를 하는 그의 독특한 루틴도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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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 신인 드래프트 정윤주. KOVO 제공
흥국생명 고졸 루키 정윤주(18·전체 9순위)도 데뷔 첫 선발 경기에서 ‘사이다 스파이크’를 선보이며 팬들의 눈길을 한번에 사로잡았다. 흥국생명은 지난 26일 수원체육관에서 리그 1위 현대건설을 맞아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했지만, 정윤주의 매서운 공격력은 단연 눈에 띄었다. 정윤주는 이날 데뷔 이후 처음으로 선발 레프트로 출전, 블로킹 1점 포함 15득점에 공격성공률 34.2%를 찍으며 맹활약했다. 특히 양효진-이다현 ‘트윈 타워’에 야스민까지 가세한 현대건설의 높은 블로킹을 상대로 한 활약이었기에 더 큰 의미가 있었다.
공격 효율은 22.0%로 다소 떨어졌지만, 정윤주의 활약을 지켜본 한 배구팬은 “시원시원한 스파이크가 정지윤(현대건설)의 데뷔 시즌을 보는 듯했다”라고 말했다. 리시브 역시 효율 20%로, 팀 선배 김미연(17.4%) 못지않은 안정감을 보였다.
흥국생명은 현재 수비형 레프트 김미연과 짝을 맞출 공격형 카드를 찾지 못한 상태다. 외국인 선수 캣벨이 리그 득점 1위인데도 정작 팀 성적은 5위에 처져 있는 이유다. 하지만 정윤주가 대각에서 이 정도 해결력을 보여준다면 향후 흥국생명의 대 반격이 예상된다. 프로 지명 당시에도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정윤주가) 우리 지명 선수까지 올 것이라 생각 못 했다. 우리 팀엔 공격수가 절실했다. 파워풀한 선수다”라고 공격력을 기대했었다. 다만 꾸준히 경기력을 선보이는 게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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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22 비대면 신인 드래프트 당시 박사랑(가운데)이 영상을 통해 지명 소감을 밝히고 있다. KOVO 제공
올 시즌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박사랑(18ㆍ페퍼저축은행)의 복귀 시점에도 눈이 쏠린다. 박사랑은 수비력까지 갖춘 장신 세터(177㎝)로,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이 “즉시 전력감” “대형 세터로 성장할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할 정도의 유망주다. 박사랑은 그러나 V리그 직전 전국체전에서 왼쪽 발목 인대 2개가 끊어지면서 재활 중이다. 지난 13일 현대건설전부터 선수단과 동행하고 있는데, 빨라도 5라운드는 돼야 코트 복귀가 예상된다. 김 감독은 “내년 초가 돼야 프로 무대에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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