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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과 한류

입력
2021.11.29 18: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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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방탄소년단(BTS)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방탄소년단(BTS)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7, 28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의 대규모 콘서트가 갖가지 화제를 낳고 있다. 2년 만에 열린 이들의 대면 콘서트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모인 팬들로 현지는 축제 분위기가 달궈졌다. 그간 코로나19 팬데믹에 짓눌렸던 젊은 세대의 열정이 BTS를 매개로 폭죽 터지듯 발산하는 모습이다. 한류가 ‘팬데믹 극복의 문화 백신’이라는 소리가 과장이 아니다.

□ 케이팝(K-pop)이나 케이드라마(K-drama) 등 한류 콘텐츠가 근래 비약적으로 성장한 데는 팬데믹의 영향을 간과할 수 없다. 미국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는 “팬데믹 때 K-drama를 처음 접한 후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팬데믹이 나에게 K-drama를 선물했다”는 식의 글을 숱하게 볼 수 있다. 재택근무와 국경 봉쇄 등으로 물리적 이동은 단절됐으나, 오히려 시간적 여유와 기술적 혁신으로 온라인을 통한 문화 교류가 더 활발해진 것이 한류의 글로벌화에 디딤돌이 된 것이다.

□ 특히 한류가 다른 문화 콘텐츠에 비해 더 먹힐 수 있었던 것은 컴퓨터 그래픽(CG) 등을 통한 화려한 비주얼 때문이 아니었다. 팬데믹으로 인한 고립감을 달래는 섬세한 감성과 스토리텔링을 한류의 핵심적 매력으로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국인들에게 어쩌면 진부하기도 한 신파와 로맨스 등이 정서적 보편성을 획득했다고 볼 수 있다. ‘오징어 게임’ 역시 많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한 ‘깐부’ 편이 없었더라면 그런 세계적 흥행이 어려웠을지 모른다.

□ 팬데믹에 지친 세계인의 마음에 다가간 한류가 BTS의 대면 콘서트에서 보듯 이제는 ‘위드 코로나’ 시대를 이끄는 선두 주자로 팔을 걷었다. 대면 교류는 한류 성장에 또 다른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예컨대 국경이 자유롭게 열리면 한국을 찾고 싶다는 한류 팬들의 글을 어디서든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최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세계가 다시 휘청이듯이 위드 코로나에 불안과 희망이 교차한다. 한류엔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다.






송용창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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