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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관광시대 열 울릉공항 공사... 원자재난·악천후에도 '착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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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일 관광시대 열 울릉공항 공사... 원자재난·악천후에도 '착착'

입력
2021.11.30 04:0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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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건설 건의 '39년' 만인 작년 11월 착공
사동항 200년 파고 견딜 방파제형 활주로
50인승 경비행기 취항…서울서 1시간 '입도'

석양 무렵 여객기가 울릉공항에 착륙하는 상상도. 경북도 제공

석양 무렵 여객기가 울릉공항에 착륙하는 상상도. 경북도 제공

현재 7, 8시간 걸리는 서울-울릉 간 이동 시간을 1시간으로 줄여줄 울릉공항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2025년 김포공항에서 50인승 항공기로 울릉공항에 착륙, 독도까지 둘러보고 귀가할 수 있는 당일관광, 울릉 관광의 새 지평을 열어줄 공항이다. 대한민국 영토수호 소명까지 받은 대역사의 현장이기도 하다.

울릉공항이 들어설 울릉군 울릉읍 사동항 일대 전경. DL이앤씨(옛 대림산업) 제공

울릉공항이 들어설 울릉군 울릉읍 사동항 일대 전경. DL이앤씨(옛 대림산업) 제공


기상 탓… 해상공사 툭 하면 ‘일단멈춤’

21일 오후 울릉공항이 들어설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항 일원. 공사 현장은 의외로 조용했다. 활주로가 들어설 사동항 앞바다에 뜬 주황색 부표가 이곳이 공항건설 예정지임을 말해주고 있을 뿐, 크루즈선을 타고 입도한 관광객 발길만 분주했다. 눈에 띄는 '공사'는 없었다.

시공사인 DL이앤씨(옛 대림산업) 이수형 현장소장은 “강풍을 막아 줄 지형지물이 하나도 없는 항만 밖에서 하는 공사다 보니 월 작업 일수는 10~15일밖에 안 된다”며 “특히 겨울철이면 해상공사는 거의 중단되다시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항 필수시설 하나인 사동터널은 지난 8월 관통 후 내년 4월 개통을 목표로 내부 시설공사가 한창이었다. 공항 이용객뿐 아니라 주민들의 섬 내 이동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높여 줄 시설이다.

총 공사비 7,000억...2025년 개항

울릉공항은 울릉도 접근성 개선, 지역경제활성화 등을 위해 지난해 11월 착공했다. 울릉군이 공항건설을 건의한 지 39년 만이다. 총사업비는 7,067억 원. 부지보상비, 공항건설비, 지난해 9월 태풍으로 무너진 사동항 방파제 복구비 등을 더한 금액이다.

울릉공항 건설 일환으로 시공 중인 사동터널. 8월 관통한 데 이어 내년 4월 개통을 목표로 내부 공사가 한창이다. 경북도 제공

울릉공항 건설 일환으로 시공 중인 사동터널. 8월 관통한 데 이어 내년 4월 개통을 목표로 내부 공사가 한창이다. 경북도 제공

울릉읍 사동리 남양리 일원 43만여㎡ 부지에 길이 1,200m, 너비 36m의 활주로와 계류장, 여객터미널 등을 건설한다. 당초 계획보다 계류장이 늘고 시설이 보강됐다. 계류장은 여객기 6대 규모 주계류장과 비상계류장(1대), 경비행기(4대), 헬리패드( 2대) 총 12대 규모다.

계기착륙 시설도 추가됐다. 2019년 12월 대림컨소시엄은 계기착륙 시설을 하겠다고 제안했고, 지난해 설계에 반영했다. 항공기의 위치를 탐지하고 공중 충돌을 방지하는 자동종속감시시설 방송(ADS-B), 항공기에 방위각 거리정보를 제공하는 전방향무선표지시설 및 거리측정시설(DVOR/DME), 계기착륙장치(ILS)의 일부인 방위각장비(LLZ), 활주로 주변 돌풍경보시설인 라이다(LIDAR)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따라 울릉공항은 연평균 결항률 6% 이내의 전천후급 불침공항이 될 전망이다.

가두봉 절취ㆍ육지서 구조물 이송... ‘역대급’ 난공사

동해 복판의 공사다 보니 난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당장 활주로 건설을 위해 바다를 메워야 할 토석이 없어 현장 옆 가두봉(해발 196.9m)을 절취하기로 했다.

활주로는 200년 빈도의 파고도 견딜 수 있게 건설된다. 지난해 9월 태풍 마이삭 내습 때 최대 19.5m의 파도가 덮치면서 10년 빈도(최대 파고 9.36m)로 설계된 사동항 방파제 220m가 유실됐다. 울릉공항은 최대 파고 22.6m에 견디도록 24m 높이로 건설된다.

경북 포항시 북구 영일만신항 케이슨 제작공장 현장. 웬만한 빌라보다 더 큰 케이슨은 플로팅도크에 실려 항만 밖으로 옮겨진 뒤 예인선에 끌려 50여 시간의 항해 끝에 울릉공항 활주로 건설현장에 투하된다. 포항=정광진 기자

경북 포항시 북구 영일만신항 케이슨 제작공장 현장. 웬만한 빌라보다 더 큰 케이슨은 플로팅도크에 실려 항만 밖으로 옮겨진 뒤 예인선에 끌려 50여 시간의 항해 끝에 울릉공항 활주로 건설현장에 투하된다. 포항=정광진 기자

활주로를 보호할 호안공은 수심이 얕은 곳은 사석을 매립하고, 깊은 곳은 사석으로 바닥을 다진 뒤 케이슨(수중 기초를 구축하기 위해 육상에서 제작한 속이 빈 콘크리트 구조물)을 거치하는 방식으로 시공된다. 높이 18~27.5m, 무게 8,589~1만6,411톤의 초대형 케이슨 30개가 투하된다.

케이슨 덩치가 워낙 커 울릉도에선 만들 수 없다. 포항 영일만신항에서 제작한다. DL이앤씨 지석용 부소장은 “영일만신항서 만든 케이슨은 안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꽁꽁 막은 뒤 플로팅도크로 항구 밖으로 옮겨 내년 봄부터 순차적으로 울릉도까지 예인한다”며 “해상날씨가 좋은 날을 골라 시속 4㎞로 52시간 동안 항해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포항에 제작장이 설치돼 현재 한창 제작 중이다. 철근 부족에 따른 공기 지연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시공사 측은 “전체 일정을 조정해 2025년 완공은 무리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공항이 들어설 사동리 일대는 가게 간판만 보아선 이미 ‘공항동’이다. 식당, 낚시가게, 펜션, 커피숍 상호에 ‘공항’이 들어가지 않은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울릉공항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가 그만큼 크다. “울릉도는 이제 육지”라고 강조한 이철우 경북지사는 “울릉도에 주민이 산다는 것 자체가 대한민국 영토를 수호하는 것으로, 대형 크루즈선 취항과 공항은 울릉주민의 인권과 직결되는 것”이라며 “공항건설에 차질이 없도록 도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시 북구 영일만신항 케이슨 제작공장 현장. 웬만한 빌라보다 더 큰 케이슨은 플로팅도크에 실려 항만 밖으로 옮겨진 뒤 예인선에 끌려 50여 시간의 항해 끝에 울릉공항 활주로 건설현장에 투하된다. 포항=정광진 기자

경북 포항시 북구 영일만신항 케이슨 제작공장 현장. 웬만한 빌라보다 더 큰 케이슨은 플로팅도크에 실려 항만 밖으로 옮겨진 뒤 예인선에 끌려 50여 시간의 항해 끝에 울릉공항 활주로 건설현장에 투하된다. 포항=정광진 기자


포항 울릉=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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