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릉 보톰랑세이 대사 인터뷰>
외교부 차관 출신 역대 최고위직 부임
30대 '아이돌 관료' 차세대 리더로 꼽혀
양국 FTA 발효… 교역도 문화처럼 진전
"내년 1월 서울서 투자 포럼 관심 갖길"
올해 초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한 캄보디아는 지난 9월 역대 최고위직 인사를 주한 대사로 파견했다. 주인공은 캄보디아 여성 사이에서 '롤모델'로 꼽히는 스타 외교관 출신의 찌릉 보톰랑세이(39). 내년 한국과 수교 25주년을 앞둔 점을 감안하면 큰 의미가 담긴 인사로 풀이된다.
FTA 협상 타결 후 양국 정상이 협정문에 서명한 지 한 달째인 지난 26일 서울 세종대로 캄보디아 대사관에서 보톰랑세이 대사를 만났다. 그는 8년간 해외 유학 뒤 귀국해 캄보디아에서 과학, 정보통신, 경제산업 등 다양한 부처에서 활약하다가 외교부 차관까지 오른 ‘아이돌 관료’이자 주목받는 차세대 리더로 꼽힌다.
-한국에 부임한 지 2개월이 지났다.
“평소 좋아하는 영화와 음악, 갈비탕, 김치, 막걸리의 나라에 와서 너무 기쁘다. 최근 충북 괴산에 가서 김장을 했고, '오징어 게임' 시리즈도 몰아서 다 봤다. 한국인들은 친절했고 날씨도 좋았다. 기분 좋게 임기를 시작했다. 큰 책임감도 느낀다.”
-수교 24년이다. 양국 관계를 평가하면.
“짧은 시간에 꽤 훌륭한 성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기대 이상의 관계지만 더 강하게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 오랜 유학 생활을 마치고 2006년 귀국했는데, 유학 기간에 즐긴 한국의 음악과 영화가 수도 프놈펜에 상륙해 있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앙드레 김 패션쇼 등 앙코르와트에서 열린 양국 문화엑스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걸 보고, 양국 관계가 더 밀접해질 것을 확신했다. 실제로 인적 교류가 급속도로 활발해졌다. 팬데믹 이전엔 시엠레아프에서 한국인을 만나지 않고선 걸을 수 없었다.”
-경제분야 교류 활성화 계획이 있나.
“양국 경제 교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큰 타격을 받았다. 무르익던 한국인 투자 분위기가 급랭했다. 많은 한국인과 한국기업이 철수했지만 여전히 많은 한국인과 기업이 남아 있고, 계속 진출하고 있다. 양국 FTA가 발효하면 교역도 문화예술 분야처럼 급물살을 탈 것이다. 한국에 있는 5만여 명의 캄보디아 교민 보호와 함께 나의 최대 임무는 두 나라를 경제산업적으로 강하게 결속시키는 일이다.”
-지난달 양국 FTA 서명 이후 달라진 게 있다면.
“엄청 바빠졌다. 서명식 뉴스가 타전되자마자 캄보디아는 물론 한국에서 많은 문의를 해왔다. 더 많은 이해를 돕기 위해, 더 큰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내년 1월에 큰 투자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한-캄보디아 FTA가 무엇인지, 그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캄보디아에서 대규모 고위급 사절단이 방한한다. FTA가 발효하면 양국 관계는 한층 더 끈끈해질 것이다.”
-왜 캄보디아에 투자를 해야 하나.
“외국인 투자자에 유리한 투자법이 있다. 합작 투자가 필요하지 않다. 외국인이 투자한 회사를 해당 외국인이 100% 소유한다. 유럽에 이어 미국, 중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다. 아세안의 심장 같은 나라가 됐다. 미개척지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기업들이 베트남과 태국으로 갈 수도 있지만, 그곳보다 경쟁이 덜 치열하고, 더 많은 기회가 있다.”
캄보디아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중에서 소국에 속한다. 인구는 1,500만 명, 국내총생산(GDP)은 250억 달러로 한국의 60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평균 연령이 26세로 젊고, 외국 자본의 출입이 아세안 어느 나라보다 자유롭다. 미국 달러가 광범위하게 통용되는 점은 이 나라의 장점으로 꼽힌다.
-정부 차원의 협력을 넘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싶은 일은.
“지자체 간, 도시 간의 관계를 구축하는 데도 힘쓰고 싶다. 바다와 농업 등 양국 공통 관심사를 토대로 긴밀하게 협력하기를 바란다. 우선 내년 1월 서울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릴 투자 포럼을 관심 있게 본다면 다양한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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