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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대사 "한국인에 앙코르와트보다 멋진 걸 알리는 게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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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대사 "한국인에 앙코르와트보다 멋진 걸 알리는 게 미션"

입력
2021.11.29 04:1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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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릉 보톰랑세이 대사 인터뷰>
외교부 차관 출신 역대 최고위직 부임
30대 '아이돌 관료' 차세대 리더로 꼽혀
양국 FTA 발효… 교역도 문화처럼 진전
"내년 1월 서울서 투자 포럼 관심 갖길"

찌릉 보톰랑세이 주한 캄보디아 대사가 본보 인터뷰에서 한류의 강점을 설명하고 있다. 드라마 '도깨비'와 '오징어게임'을 즐겨 보고, 갈비탕 김치 막걸리를 좋아한다는 보톰랑세이 대사는 자신의 3년 임기가 끝났을 땐 양국 관계가 한 단계 더 격상돼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서재훈 기자

찌릉 보톰랑세이 주한 캄보디아 대사가 본보 인터뷰에서 한류의 강점을 설명하고 있다. 드라마 '도깨비'와 '오징어게임'을 즐겨 보고, 갈비탕 김치 막걸리를 좋아한다는 보톰랑세이 대사는 자신의 3년 임기가 끝났을 땐 양국 관계가 한 단계 더 격상돼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서재훈 기자

올해 초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타결한 캄보디아는 지난 9월 역대 최고위직 인사를 주한 대사로 파견했다. 주인공은 캄보디아 여성 사이에서 '롤모델'로 꼽히는 스타 외교관 출신의 찌릉 보톰랑세이(39). 내년 한국과 수교 25주년을 앞둔 점을 감안하면 큰 의미가 담긴 인사로 풀이된다.

FTA 협상 타결 후 양국 정상이 협정문에 서명한 지 한 달째인 지난 26일 서울 세종대로 캄보디아 대사관에서 보톰랑세이 대사를 만났다. 그는 8년간 해외 유학 뒤 귀국해 캄보디아에서 과학, 정보통신, 경제산업 등 다양한 부처에서 활약하다가 외교부 차관까지 오른 ‘아이돌 관료’이자 주목받는 차세대 리더로 꼽힌다.

-한국에 부임한 지 2개월이 지났다.

“평소 좋아하는 영화와 음악, 갈비탕, 김치, 막걸리의 나라에 와서 너무 기쁘다. 최근 충북 괴산에 가서 김장을 했고, '오징어 게임' 시리즈도 몰아서 다 봤다. 한국인들은 친절했고 날씨도 좋았다. 기분 좋게 임기를 시작했다. 큰 책임감도 느낀다.”

-수교 24년이다. 양국 관계를 평가하면.

“짧은 시간에 꽤 훌륭한 성과를 냈다고 생각한다. 기대 이상의 관계지만 더 강하게 밀어붙일 필요가 있다. 오랜 유학 생활을 마치고 2006년 귀국했는데, 유학 기간에 즐긴 한국의 음악과 영화가 수도 프놈펜에 상륙해 있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앙드레 김 패션쇼 등 앙코르와트에서 열린 양국 문화엑스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는 걸 보고, 양국 관계가 더 밀접해질 것을 확신했다. 실제로 인적 교류가 급속도로 활발해졌다. 팬데믹 이전엔 시엠레아프에서 한국인을 만나지 않고선 걸을 수 없었다.”

-경제분야 교류 활성화 계획이 있나.

“양국 경제 교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큰 타격을 받았다. 무르익던 한국인 투자 분위기가 급랭했다. 많은 한국인과 한국기업이 철수했지만 여전히 많은 한국인과 기업이 남아 있고, 계속 진출하고 있다. 양국 FTA가 발효하면 교역도 문화예술 분야처럼 급물살을 탈 것이다. 한국에 있는 5만여 명의 캄보디아 교민 보호와 함께 나의 최대 임무는 두 나라를 경제산업적으로 강하게 결속시키는 일이다.”

찌릉 보톰랑세이 주한 캄보디아 대사가 본보 인터뷰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서재훈 기자

찌릉 보톰랑세이 주한 캄보디아 대사가 본보 인터뷰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서재훈 기자

-지난달 양국 FTA 서명 이후 달라진 게 있다면.

“엄청 바빠졌다. 서명식 뉴스가 타전되자마자 캄보디아는 물론 한국에서 많은 문의를 해왔다. 더 많은 이해를 돕기 위해, 더 큰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내년 1월에 큰 투자 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한-캄보디아 FTA가 무엇인지, 그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캄보디아에서 대규모 고위급 사절단이 방한한다. FTA가 발효하면 양국 관계는 한층 더 끈끈해질 것이다.”

-왜 캄보디아에 투자를 해야 하나.

“외국인 투자자에 유리한 투자법이 있다. 합작 투자가 필요하지 않다. 외국인이 투자한 회사를 해당 외국인이 100% 소유한다. 유럽에 이어 미국, 중국과 FTA를 체결하고 있다. 아세안의 심장 같은 나라가 됐다. 미개척지라고는 말하지 않겠다. 기업들이 베트남과 태국으로 갈 수도 있지만, 그곳보다 경쟁이 덜 치열하고, 더 많은 기회가 있다.”

캄보디아는 동남아국가연합(ASEANㆍ아세안) 중에서 소국에 속한다. 인구는 1,500만 명, 국내총생산(GDP)은 250억 달러로 한국의 60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평균 연령이 26세로 젊고, 외국 자본의 출입이 아세안 어느 나라보다 자유롭다. 미국 달러가 광범위하게 통용되는 점은 이 나라의 장점으로 꼽힌다.

-정부 차원의 협력을 넘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싶은 일은.

“지자체 간, 도시 간의 관계를 구축하는 데도 힘쓰고 싶다. 바다와 농업 등 양국 공통 관심사를 토대로 긴밀하게 협력하기를 바란다. 우선 내년 1월 서울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릴 투자 포럼을 관심 있게 본다면 다양한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정민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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