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이 이틀째에 접어든 26일, 산업계 곳곳에선 운송 차질도 빚어졌다. 대규모 물류대란은 피했지만, 레미콘 출하량이 급감하고 시멘트 생산량도 절반 이상 줄어들면서 건설업계엔 적신호까지 켜졌다. 유통업계 역시 파업 장기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시멘트업계 "일평균 110억 원씩 손실... 물량도 20% 수준"
화물연대 총파업의 직격탄은 시멘트와 레미콘 업계로 떨어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화물연대 조합원 수는 2만2,000여 명으로, 전체 사업용 화물차의 5% 정도다. 다만, 화물연대 가입 비중이 높은 컨테이너(850대)와 시멘트(1,500대) 분야에 돌아간 여파는 상당하다.
한국시멘트협회에선 이번 총파업에 따른 하루 평균 피해를 약 110억 원으로 추산했다. 또 성수기 기준 하루 평균 20만 톤씩 생산됐던 시멘트 출하량이 4, 5만 톤으로 급감했다. 한일시멘트 관계자는 "어제에 이어 오늘도 충북 단양 생산 공장에서 출하 자체를 못 하고 있다"며 "철송은 하고 있지만 육송이 막혀 발을 구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국내 대표 시멘트 7개사의 저장소·유통기지가 위치한 경기 군포와 의왕에선 화물연대 차량이 유통기지 진입로를 막으면서 수도권 인근 시멘트 운송도 멈춰 섰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는 사일로 안에 보관하지 않으면 굳어버리기 때문에 사전 비축물량이 하루 이틀 치뿐"이라며 "레미콘 출하량이 30~50%가량 줄었고, 시멘트가 톤당 7만8,000원 정도 하는데 하루 평균 유통량(3,000톤)을 고려하면 매출 손실이 20억 원이 넘는다"고 우려했다. 파업이 예고됐던 만큼 레미콘을 쓰지 않는 철근 공정 등을 앞당겨 시행 중이지만, 오래 버티기는 어렵다는 게 건설업계의 하소연이다.
유통업계 "장기화되면 큰일..." 대체 차량 준비 나서
유통업계 또한 긴장하긴 마찬가지다. 해상 벌크화물이 비교적 적은 물량으로, 당장 피해는 없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영향은 불가피하다. 11번가 관계자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두고 해외직구 물품 대부분은 사전에 확보를 해뒀고, 대부분 항공배송을 통해 들어오기 때문에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장기화 될 경우를 대비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진·CJ 대한통운·현대글로비스 등 물류업체들의 상황 역시 불안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물류센터에서 소비자에게 가는 '라스트 마일'용 1톤 트럭은 괜찮은데, 문제는 10톤 이상의 간선차량이나 대형 마트에 입고하는 대형 화물차"라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대체 차량을 확보해 뒀다"고 전했다.
한편, 화물연대는 총파업 마지막 날인 27일 상경 투쟁을 예고했다. 또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 정부가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2차 투쟁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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