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급 선수 포진에 경쟁 치열
최정·허경민 등 모범 사례 늘어
구단은 다양한 옵션 안전장치
선수는 장기계약 안정감 ‘윈윈’
26일부터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개장했다. 대어급 선수 포진으로 3년 만에 100억 원대 대형 계약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4년 계약’의 틀에서 벗어난 장기 계약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FA 신청을 한 14명의 평균 나이는 만 33세다. 가장 어린 두산 박건우도 90년 9월생으로 31세다.
과거엔 구단 입장에서 선수들의 에이징커브(나이에 따른 기량 저하)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서울 구단 스카우트는 “외야수는 수비보다는 한 방으로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능력이 중요하다”며 “체력관리 방법이 좋아져 30대에도 좋은 활약을 보이고는 있지만, 장타를 뽑아내는 근원인 순발력, 회복력 등은 20대를 따라갈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중장거리 타자일수록 이런 현상이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최정(SSG)은 31세이던 2018년 6년간 총액 106억 원에 SK(현 SSG) 잔류를 택했다. 최정 이전에 4년이 넘는 FA 계약을 따낸 선수는 2004년 두산에서 롯데로 이적한 정수근(6년 40억 원)뿐이었다. 허경민(두산)도 30대에 접어든 지난해 두산에 남으면서 최대 7년 계약을 따냈다.
‘모범 FA’ 사례가 늘면서 30대 선수들에 대한 구단의 인식이 달라진 데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선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돼 선수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장기 계약 카드가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한화와 경쟁이 붙었던 두산은 6년 총액 56억 원의 조건으로 정수빈을 붙잡았다. 한화는 당시 4년 총액 40억 원을 제안했다. 연평균 금액으로만 보면 한화(10억 원)가 두산(약 9억3,000만 원)보다 나은 조건이었지만 큰 금액 차이가 아니라면 선수 입장에선 안정적인 계약 기간에 마음이 더 쏠릴 수밖에 없다.
물론 구단들도 무작정 장기 계약을 내밀지는 않는다. 보장금액을 줄이는 옵션 등 다양한 조항을 덧붙여 안전장치를 마련해둔다. 지난해 허경민이 7년 계약을 하면서 4년 동안 보장된 65억 원과 나머지 3년 동안 20억 원의 옵션조항을 둔 게 대표적이다. 송재우 해설위원은 “분명 선수, 구단 모두 아쉬움이 남는 게 장기계약이지만 서로 보완책을 둔다는 측면에서 윈윈이 되는 전략”이라며 “국내에도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됐고, 구단들도 메이저리그를 참고하고 있어 옵트아웃(중도해지) 등 다양한 계약조건을 넣는 계약방식이 결국 봇물처럼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2군 선수들에게 새 기회를 주고, 각 구단에 전력 보강 기회를 넓히기 위해 올해 신설된 퓨처스리그 FA로 KT 전유수(35) 두산 국해성(32) NC 강동연(29) 등 3명이 이날 공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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