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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같은 가짜' 쉽게 만드는 엔비디아의 아트 앱 '고갱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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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같은 가짜' 쉽게 만드는 엔비디아의 아트 앱 '고갱 2'

입력
2021.11.2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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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만 입력하면 이미지 완성
가상과 실제 경계 무너뜨려
메타버스 확장 강력한 무기될 듯


엔비디아가 22일(현지시각) 인공지능(AI) 아트 애플리케이션 ‘고갱 2(GauGAN 2)’를 공개했다. 한마디로 ‘AI를 활용한 그림 그리기 도구’다.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베타 버전이지만, 공개된 시연(demo) 동영상만 봐도 엔비디아의 AI 기술력이 어디까지 발전했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이번에 공개된 앱은 2019년 선보인 고갱(GauGAN)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후기 인상주의 화가 ‘폴 고갱’에서 이름을 따왔지만, 중요한 개념은 'GAN'으로 ‘생성적 적대 신경망(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의 약자다. AI 분야에서는 널리 알려진 용어로 생성 모델(생성자, generator)과 판별 모델(감별자, discriminator)이 경쟁하면서 실제와 가까운 이미지, 영상, 텍스트 등을 자동으로 만들어내는 AI 학습 방식이다. 비유로 설명하자면 위조지폐를 만드는 범인(생성자)과 위폐를 감별하는 경찰(감별자)이 계속 경쟁하다 보면 어느 순간 위폐 제작 수준이 높아져 위폐와 진짜 지폐를 구별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게 되는데 이렇게 ‘진짜 같은 가짜’를 만드는 AI 기술이 GAN이다.

고갱 2에서 가장 주목되는 기능은 ‘텍스트 투 이미지'(Text to image)로 단어만 입력면 그에 맞춤 이미지가 자동 생성된다. ‘해변의 일몰’이라고 쓰고 거기에 ‘바위 해변에서의 일몰’처럼 다른 단어를 추가하면서 자기가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 수 있다. 제작 도중 ‘일몰’을 ‘오후’나 ‘비 오는 날’로 바꾸면 즉시 이미지가 자동으로 수정된다.

고갱 같은 GAN 기술의 활용범위는 무궁무진하다고 IT 전문 매체 '더 밀크'가 보도했다. 최근 등장한 ‘가상 인플루언서’가 대표적이다. 미국 스타트업이 만든 ‘릴 미켈라(Lil Miquela)’라는 가상 인플루언서의 경우 300만 명이 넘는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거느리고, 한 해 약 130억 원의 수익을 올린다. 최근 한국에서도 ‘로지’라는 가상 인플루언서가 금융회사 광고에 등장했다.

GAN은 이미지 편집에도 널리 사용된다. 2018년 페이스북이 선보인 ‘리얼 아이 오프너(Real Eye Opener, 눈 감은 사진 보정)’가 대표적이다. 이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사진 촬영 시 눈을 감아 쓸 수 없게 된 사진을 되살릴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가짜 연설로 널리 알려진 ‘딥 페이크’ 영상 제작에도 사용된다. 이미 세상을 떠난 아티스트의 공연을 재연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가 나오고 있다. 요즘 대세로 떠오르는 메타버스 구현에도 필수적인 앱이다.

스타워즈, 트랜스포머, 어벤저스 등에 참여한 콜리 워츠(Colie Wertz)는 엔비디아 고갱으로 제작한 공상 선박 디자인을 개발해 소셜 미디어에 공유하면서 “고갱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영감을 줬다. 이전에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것을 쉽게 구현해 낼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엔비디아가 고갱을 개발하는 이유는 AI를 활용한 그래픽 툴의 고도화를 통해 자사의 고사양 GPU(그래픽처리장치) 등의 판로를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고갱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제대로 구동하려면 엔비디아의 고성능 GPU가 컴퓨터에 설치돼 있거나 그만한 컴퓨팅 성능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 엔비디아 웹사이트에서 고갱 프로젝트 상용화 베타 버전인 ‘캔버스’를 무료로 내려받을 수는 있지만, 시스템 요구 사항을 보면 엔비디아 RTX GPU가 필수 사양이다. AI 연구 및 그래픽 저작 생태계가 커지면 결국 GPU 판매 확대로 연결된다는 계산이다.


정영오 기자 young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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