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밀폐공간 조사 시 항공기 오염 우려"
대책위 "그 동안 13만 리터 뿌린건 뭔가"
강원 원주시와 횡성군 경계지점에 자리한 기지를 이륙해 훈련하는 공군 특수비행팀인 '블랙이글스'가 내뿜는 스모크의 성분 조사를 놓고 공군과 주민대책위의 입장이 엇갈렸다.
안개 형태의 스모크는 항공기가 곡예비행이나 연습 과정에서 특정 문양이나 모양을 그리기 위해 분사하는 경유 성분의 연막이다. 주민들은 상수원보호구역과 농지 등 생활반경에 뿌려지는 스모크에 대한 환경조사를 요구해왔다.
25일 횡성군용기소음피해 대책위원회(대책위)에 따르면 공군과 대책위 관계자 등이 최근 충남 계룡대에서 만나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당시 참석한 공군 관계자는 "블랙이글스가 주둔 중인 제8전투비행단을 방문해 스모크 허쉬하우스(전투기 엔진점검시설)에서 성분을 측정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막힌 공간에서 스모크를 발생시킬 경우 항공기 동체 및 정비시설 오염, 정비요원 안전 문제를 부를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활주로에서 실시하는 것도 오염 및 유도선 도색 훼손 문제가 있어 어렵다"고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발언은 피해를 호소하는 주민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대책위와 주민들은 "잠깐의 측정을 위한 스모크 분사에도 비행기 동체 오염과 활주로 유도선 훼손이 문제가 된다면, 그 동안 주민들의 머리 위에서 살포한 연간 13만ℓ의 스모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공군 측은 "성분조사를 하겠다는 의지는 분명하며, 가능한 방법을 함께 모색할 것"이라고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일각에선 배출물질 조사가 사실상 해를 넘기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협의회에선 공군이 전투기 소음으로 학습권을 침해 받고 있는 횡성지역 학교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공군과 대책위는 다음달 마지막 주 공군참모총장과의 면담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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