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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불해협 건너던 난민 보트 침몰, 최소 27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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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불해협 건너던 난민 보트 침몰, 최소 27명 사망

입력
2021.11.25 08:03
수정
2021.11.25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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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2명 발견… 단일 사건으론 '최다 사망'
'프랑스→ 영국' 난민 수, 지난해의 3배 넘어
英, 프랑스에 순찰 요구…佛 "정치적 이용 말라"

영불해협을 건너던 중 배가 침몰했다가 구조된 난민들이 24일 국경군 구조선에서 도버항에 내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도버=로이터 연합뉴스

영불해협을 건너던 중 배가 침몰했다가 구조된 난민들이 24일 국경군 구조선에서 도버항에 내리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도버=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에서 영국으로 가려던 난민들을 태운 소형 고무보트가 영불해협에서 가라앉아 최소 27명이 숨졌다. 국제이주기구(IOM)가 영불해협 난민 사고의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단일 사건으로는 최다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영국과 프랑스는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으나, 한편으로는 상대방 책임을 물으며 신경전도 벌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를 떠나 영국으로 향하던 난민 보트가 이날 프랑스 칼레 항구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오후 2시쯤 프랑스 어선이 빈 보트와 여러 명이 바다에 떠다니는 모습을 발견한 뒤 경보음을 울리면서 긴급 수색이 시작됐다. 구조 작업 끝에 여성 5명과 어린이 1명을 포함해 최소 27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고, 2명이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프랑스 수사당국은 희생자 신원 확인과 함께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침몰 전까지 34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프랑스와 영국은 추가 실종자 구조 및 희생자 시신 수습 작업을 계속 진행 중이다. 이번 참사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되는 인신매매범 4명은 벨기에 국경 인근에서 체포됐다.

영불해협 난민 문제는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이후 영국과 프랑스 간 주요 쟁점 중 하나다. 특히 올해 소형 보트로 영불해협을 건너려는 시도가 급증했다. 22일 기준 이런 방식으로 영국에 도착한 난민 수는 2만5,000명에 달한다. 이미 지난해의 3배를 넘어선 수치다.

'역대 최악'으로 기록될 이번 사건이 발생하자 프랑스와 영국은 긴급 회의를 거친 뒤, 공동성명을 통해 "사람들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린 책임이 있는 범죄집단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겠다"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해협이 묘지가 되도록 놔두지 않겠다"며 "이번 비극에 대해 책임자들을 찾아 책임을 묻겠다"고 했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반드시 인신매매 조직들을 깨부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협력 약속 중에도 양국 정상은 서로를 향해 책임 공방을 벌였다. 존슨 총리는 대책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일부 파트너들, 특히 프랑스에 우리가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방식으로 일을 하도록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연안 지역에 대한 영국 국경 순찰 요구를 프랑스가 거절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러자 마크롱 대통령도 즉각 영국을 향해 "난민 문제를 정치적 목적에 이용하지 말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난민 지원 단체들은 영국에 망명 신청을 할 수 있는 안전한 경로를 열 것을 촉구했다. 엔버 솔로몬 난민위원회 위원장은 영국 일간 가디언 인터뷰에서 "안전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처벌하거나 밀어내려는, 잔인하고 비효율적 전술을 끝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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