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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고교학점제 시대... 유은혜 "국영수 수업 줄여 학생의 개별성장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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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고교학점제 시대... 유은혜 "국영수 수업 줄여 학생의 개별성장 지원"

입력
2021.11.24 17:3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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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학생들은 "너무 이상적" 비판
학력저하, 학력격차 등 우려는 여전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4일 오전 세종시 해밀초등학교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세종 = 뉴시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4일 오전 세종시 해밀초등학교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을 발표하고 있다. 세종 = 뉴시스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 고등학교에 가는 2025년이 되면 현재 10단위인 국어‧영어‧수학·사회 등 주요 과목의 필수이수 학점이 8학점으로, 12단위인 과학은 10학점으로 줄어든다. 고교학점제 도입에 맞춰 선택과목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축소 논란이 일었던 한국사 필수학점은 기존 6학점을 유지하기로 했다. 교육현장에서는 여전히 너무 이상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4일 세종 해밀초등학교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을 발표했다.

고교학점제 시행에 맞춰 앞서 정부는 현행 204단위(2,890시간)인 이수 기준을 고교학점제 개편 이후 192학점(2,560시간)으로 줄이기로 결정한 바 있다. 선택과목 설계, 교외수업 이동 시간 등을 감안하면 지금보다 수업 시간을 줄여야 해서다. 관건은 어떤 과목의 수업 시간을 줄이느냐였다.

일반고서도 외국어고의 심화영어 선택 가능

정책연구와 교사, 학부모 의견 수렴 뒤 내린 교육부의 결론은 공통과목의 필수 이수 학점을 현재보다 2학점씩 줄이는 것이다. 대신 자율이수학점은 86단위에서 90학점으로 늘린다. 한국사 필수이수 학점은 1학점 줄이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역사 교사 등의 반발로 기존 6학점을 유지하기로 했다.

고교학점제 도입 취지에 맞춰 현재 ‘공통과목 + 일반·진로선택과목’인 교과목 체제를 ‘공통과목 + 일반·진로·융합선택과목’ 체제로 세분화했다. 2028학년도에 대입 제도 개편 때는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른 개편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 상황으로선 이번 개편 방향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과목은 사회다. 사회 일반선택이 9과목에서 4과목으로 줄고, 정치·경제 과목이 진로선택으로 바뀌었다. 현재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체제라면 이들 과목은 수능에서 빠진다.

또 특수목적고 등이 없어짐에 따라 특목고의 전문교과Ⅰ은 일반고 학생들도 선택할 수 있도록 보통교과로 통합한다. 외국어고의 ‘심화영어’ 같은 과목을 일반고에서 진로선택과목으로 들을 수 있다는 뜻이다.

고등학교 보통교과 구성안. 교육부 제공

고등학교 보통교과 구성안. 교육부 제공


초등학교는 국어교육 강화, 선택과목도 늘려

함께 논의된 중학교 교육과정은 현재 1학년에 한해 실시하는 자유학년제(시험을 보지 않고 진로탐색)는 1학년 중 한 학기, 3학년 2학기로 두 차례 나눠 실시하는 자유학기제로 바꾸도록 권고했다. 3학년 때 고교학점제를 준비할 수 있게 전환교육이 필요하다는 이유다.

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기초학력 부진 문제가 대두됨에 따라 초등학교 1, 2학년의 경우, 창의체험 활동을 34시간 줄여 그만큼 국어 수업을 늘리기로 했다. 초등학교에도 선택과목이 도입된다. 그동안 초등생은 공통 교육과정으로 정해진 과목만 배웠는데 3학년부터 6학년까지 매학기 68시간 범위에서 시도교육청이나 학교장이 선택과목을 신설해 운영할 수 있게 했다.


학교 현장에서는 "교육 양극화 우려"

유 부총리는 이 변화의 핵심을 “학생의 개별 성장을 지원하는 교과 체제로 개편"이라고 정리했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여전히 너무 이상적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고3의 경우 대학입시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진로탐색·융합탐색 과목은 정상적 수업이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다.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A교장은 “지금도 수능에 빠진 과목은 학생들 요구로 자습시간으로 활용하는데, 선택과목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양극화 우려도 많다. 중학교 3학년 2학기 자유학기제 도입으로 시험이 줄어들고, 고등학교 공통과목 수업까지 줄면 성적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더 따라잡기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금도 자유학기제는 학생에 따라 '마냥 놀기만 하는 학기', '선행학습을 할 수 있는 학기'로 각기 다르게 작동한다"며 “진로 교육이 중요하다면 차라리 진로교육 프로그램을 더 심화하는 방향이 더 나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24일 오전 세종시 해밀초등학교에서 열린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 발표를 마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 네 번째)이 정책 공감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세종 = 연합뉴스

24일 오전 세종시 해밀초등학교에서 열린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 발표를 마친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오른쪽 네 번째)이 정책 공감 대화를 진행하고 있다. 세종 = 연합뉴스


지역, 학교별 격차 등 메울 방안 필요

이는 선택과목에 대한 걱정으로도 이어진다. 다양한 선택을 존중한다는 이유로 결국 각종 심화수업만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차라리 교과별 성취기준을 다양화해서 학생 수준과 적성에 맞게 교사가 맞춤형 수업을 하도록 유도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마지막으로 지역별, 학교별 격차가 작동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대도시와 농촌 지역, 학군에 따른 격차 등이 없을 수 없다. 이날 정책 발표 직후 진행된 정책공감대화에서 남해중학교 김선호 학생은 유 부총리에게 “학교별 격차가 벌어지지 않게 최선을 다해달라”고 요청했다.

새 교육과정은 내년 하반기 최종 확정, 고시된다. 이에 맞춘 교과서가 개발되면 2024년부터 초등 1, 2학년, 2025년부터 중·고등학교에 적용된다.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대학 입시는 2028학년도부터, 대입 개편안 발표는 2024년도 2월이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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