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엔 어린이 12명도 포함
대부분 북마케도니아인 추정
"발칸 국가 사상 최악 버스 사고"
불가리아에서 관광객을 태운 버스에 불이 나 최소 46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희생자 대부분은 주말을 맞아 터키 여행에 나섰던 북마케도니아인들로, 일정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가던 중 참변을 당했다. 정확한 사고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지만 현지 수사당국은 운전 미숙 또는 버스 오작동에 무게를 두고 있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쯤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서쪽으로 약 45㎞ 떨어진 보스넥 마을 인근 스트루마 고속도로를 달리던 관광버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53명 중 어린이 12명을 포함, 현재까지 4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생존자 7명은 가까스로 화염에 휩싸인 버스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건졌으나, 화상을 입은 탓에 병원으로 후송됐다.
아직까지는 사고 원인도, 화재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다. 확실한 사실은 버스에 불이 붙었다는 점, 그리고 버스가 도로 벽 가드레일에 부딪혔다는 점뿐이다. 현지 방송 영상을 보면, 새까맣게 불타 버려 뼈대만 남은 버스가 찌그러진 채 도로 한가운데 놓여 있다. 화재가 먼저 발생했는지, 아니면 추돌 사고가 먼저 일어났는지 선후 관계도 불명확하다. 보리슬라브 사라포프 불가리아 수사국장은 “운전자의 실수나 기술적 결함, 두 가지 가능성을 따져 보고 있다”고 밝혔다.
사고 버스는 터키 이스탄불에서 북마케도니아 수도 스코페로 가는 길이었다. 탑승객 대다수는 북마케도니아인으로, 터키를 여행한 뒤 집으로 돌아가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도 북마케도니아에 등록돼 있다. 부자르 오스마니 북마케도니아 외교부 장관은 “버스 승객들은 (터키 최대 도시이자 관광지인) 이스탄불에서 주말 여행을 마치고 스코페로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발칸 국가 사상 최악의 버스 사고’로 기록될 것이라는 게 외신들의 설명이다. 보이코 라시코프 불가리아 내무장관은 “희생자들이 완전히 불에 탄 상태였다. 지금껏 그렇게 끔찍한 장면을 본 적이 없다”며 애도를 표했다. 스테판 야녜프 불가리아 임시총리도 “엄청난 비극”이라며 “앞으로 이 같은 사고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란 자에브 북마케도니아 총리는 현재 불가리아 정부와 사건 수습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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