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청장 이틀째 사과… 지휘부 화상회의 주재
TF 발족해 교육체계 개편, 훈련 강화 나서기로
경찰청장 "현장 경찰의 체포, 대응 능력 키워야"
"여경 무용론으로 확대는 문제 본질 벗어난 것"
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과 서울에서 벌어진 '신변보호 여성 피살' 사건을 둘러싸고 경찰의 부실 대응 비판 여론이 커지자, 김창룡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 수뇌부가 이틀째 고개를 숙였다. 경찰청은 경찰의 긴급상황 대응 역량을 높이겠다며 '현장 대응력 강화 태스크포스(TF)'를, 서울경찰청은 스토킹범죄 대응 TF를 각각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22일 김 청장 주재로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 회의에는 전국 경찰서장 258명과 시·도경찰청장, 경찰청 지휘부 등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경찰청에 따르면 김 청장은 "최근 발생한 일련의 사건에서 경찰은 위험에 처한 국민의 안전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며 "소극적이고 미흡한 현장 대응으로 범죄 피해를 막지 못한 점에 대해 피해자와 그 가족,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전날에도 층간소음 흉기 난동 사건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 청장은 "다시는 이런 잘못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직의 모든 역량을 결집하겠다"면서 "철저한 진상조사로 사건 관련자의 책임을 묻는 한편 문제의 원인을 철저히 파악하고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하는 데 조직 전체가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관호 서울경찰청장도 이날 신변보호 여성 피살 사건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게 가장 큰 존재 이유인 경찰 조직이 도움을 요청하신 분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드리지 못했다"면서 "국민의 질책을 엄중하게 받아들이며 고인과 유족,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현장대응 강화' '스토킹 대응' TF 발족
경찰 지휘부는 이날 화상회의에서 해당 사건들의 경과와 문제점, 현장 법 집행 관련 제도적 실태 등을 살펴보고 개선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긴급한 상황일수록 경찰의 정확하고 신속한 판단과 당당한 공권력 행사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한다.
김 청장은 특히 인천 흉기난동 사건과 관련해 삼단봉과 테이저건 등이 있었음에도 현장 경찰관들이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점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체포와 무력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한 훈련 강화를 주문했다고 한다. 참석자들은 이에 교육과정과 관련 경찰대와 중앙경찰학교 등에서 현장형 실습 프로그램 위주로 훈련을 보강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일부 간부들은 총기와 테이저건을 과감하게 사용하지 못하는 분위기와 관련 "정당한 무기 사용에 대한 전략을 마련해 제도화하고, 현장에서 신속 대응이 가능하도록 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이번 인천 사건에서 제기된 '여경 무용론'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회의에 참석한 한 경찰 간부는 "여경 논란으로 확대되는 것은 문제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라며 "성별과 관계없이 경찰관의 현장 대응력을 철저하게 진단하고, 훈련을 통해 개개인의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런 논의를 바탕으로 경찰청 차장이 주관하는 현장 대응력 강화 TF를 꾸리기로 했다. TF는 △지역경찰·신임 경찰관 교육체계 개편 △장비 실용성 강화 및 사용 훈련 강화 △법·제도적 기반 확충 등 종합적 대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회의에서 스토킹범죄 대응 TF 방안을 보고했다. TF에선 데이트폭력 및 스토킹 피해자의 신변 보호 강화를 위해 스마트워치 위치확인 시스템을 개선하고 재범 차단과 실질적 가해자 격리를 위한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