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2%, SK하이닉스 7.17% 상승
대형주 강세에 코스피 3000선 재탈환
일찌감치 삼전 '손절'한 개미들은 "당혹"
"버티다 버티다 던졌는데, 날아가네요."
삼성전자가 5% 넘게 급등한 22일, 눈물을 머금고 일찌감치 주식을 내다 판 개인 투자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7만 원 전후로 답보하던 주가를 견디지 못하고 '손절(손해를 보고 매도)'에 나선 개미들을 뒤로하고,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투톱' 기업들의 주가가 그야말로 훨훨 날았기 때문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5.2% 오른 7만4,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종가 기준 5% 이상 급등한 건 지난 1월 8일(+7.12%)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는 7.17% 급등한 11만9,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12만 원 선에 바짝 다가섰다.
시총 1, 2위 반도체 대장주들의 상승세에 힘입어 이날 코스피도 1.42% 오른 3,013.2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 3,000선을 넘은 건 지난 2일(3,013.49) 이후 14거래일 만이다. 이날 현대차(+4.3%)와 기아(+2.27%), 현대모비스(+4.2%) 등 그간 상대적으로 소외돼 온 자동차 대형주들도 상승하며 지수를 밀어 올렸다.
지난 주말 뉴욕 증시에서 마이크론테크놀로지 주가가 급등하면서 반도체 경기 회복 기대감을 키운 것이 반도체 대형주들의 상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메모리 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테크놀로지는 지난 19일(현지시간) 7.8% 급등하며 지난해 5월 이후 1년 반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선 반도체 업황 둔화 우려가 사실상 반도체 기업 주가에 선반영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에 반도체 가격 하락과 공급과잉 등 투자자들의 우려가 선반영됐다"며 "4분기는 반도체 업종의 비중 확대 적기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삼성전자 주가가 답답한 흐름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최근 들어 순매도에 나섰던 개미들은 속이 쓰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이날까지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1조600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들은 지지부진한 주가에도 이른바 '물타기(주가가 내려가면 매수해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추는 것)'를 하며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순매수를 이어 오며 삼성전자에 대한 믿음을 보여왔다. 하지만 개인들은 이달 들어 순매도로 전환했고, 이달 말까지 매도 우위를 유지할 경우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에 삼성전자 월간 순매도로 전환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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