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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가 지어진 숨은 이유들

입력
2021.11.25 04:3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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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킹 파흐드 코즈웨이

좌측 사우디아라비아와 우측 바레인을 잇는 국제해상대교 '킹 파흐드 코즈웨이'가 1986년 개통됐다. NASA 위성사진

좌측 사우디아라비아와 우측 바레인을 잇는 국제해상대교 '킹 파흐드 코즈웨이'가 1986년 개통됐다. NASA 위성사진

1997년 홍콩에 이어 1999년 말 포르투갈령 마카오까지 '특별행정구'로 이양받은 중국 국무원은 곧장 본토(주하이시)와 두 섬 영토를 잇는 거대한 교량 건설 계획에 착수했다. 인적·물적 교류의 편의를 넘어, 새 영토에 대한 이념적·실질적 장악력을 확립하기 위한 조치였다. 2009년 착공한 왕복 6차선 자동차 전용 교량인 '강주아오 대교(港珠澳大橋)'는 교량 구간 22.9㎞를 포함, 홍콩국제공항 등을 잇는 연결도로까지 총 연장 55㎞. 중간의 인공섬 구간 6.7㎞는 해저터널로 건설됐다. 2018년 10월 개통한 그 다리가 현존 세계 최장의 해상대교다.

'아라비아만의 진주'라 불리는 작은 섬나라 바레인과 바다 건너 사우디아라비아를 잇는 '킹 파흐드 코즈웨이(King Fahd Causeway)'는 양국이 1968년 합의하고 1980년 착공해 1986년 11월26일 개통한 국제 해상대교다. 서쪽 사우디아라비아 코바르(Khobar)와 바레인의 알자스라(Al Jasra) 사이의 왕복 4차선 교량의 총 길이는 25㎞. 건설비용 12억 달러 전액을 사우디 정부가 댔고, 다리 이름도 당시 사우디 국왕 파흐드 빈 압둘 아지즈 알사우드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 '패스포트 아일랜드'라 부르는 두 개의 인공섬을 건설해 각각 양국 정부의 출입국과 통관·검역 심사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바레인은 걸프만 국가 최초로 유전을 개발한 산유국이지만 원유 매장·생산량이 미미한 자원 빈국이다. 면적도 785㎢로 서울보다 조금 넓고, 인구는 150만 명 남짓에 불과하다. 이 교량은 그러니까 걸프만 강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선물인 동시에 사우디의 해상 바리케이드라 할 수도 있다. 사우디와 바레인은 수니파 무슬림 국가지만, 바레인 인구의 약 3분의 2는 시아파 무슬림이고, 아라비아해 건너에는 시아파의 맹주이자 사우디의 앙숙인 이란이 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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