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 검색 과정에서 총기 발견… 승객 우발적 발포
승객 신원 확인·경찰 추적 중… 총기 소지 승객 늘어
미국 조지아주(州) 애틀랜타 공항에서 승객이 소지한 총기가 보안검색 도중 우발적으로 발사돼 승객들이 대피하고 항공기 이착륙이 일시 중단되는 대혼란이 빚어졌다. 총격에 따른 사상자는 없었지만, 미국 내 총기 관리 실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2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애틀랜타 공항 총기 오발 사고는 이날 오후 1시 30분쯤 발생했다. 보안 요원이 보안검색대 엑스레이를 통과한 한 승객의 짐에서 감지된 ‘금지 물품’을 확인하고자 가방을 열어 추가 수색을 하던 도중, 이 승객이 갑자기 달려들어 짐 속에 숨겨둔 총기를 가로챘고 그 순간 실탄이 발사됐다. 다만 총알은 사람이 아니라 물건에 맞았고, 사망자나 부상자가 발생하진 않았다. 해당 승객은 총을 가지고 곧장 공항 밖으로 달아났다.
갑작스러운 총성이 울리면서 공항은 순식간에 아비규환이 됐다. 공포에 질린 승객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망을 치거나 바닥에 엎드렸고, 이 과정에서 3명이 경미한 부상을 당해 2명은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셜미디어에는 레스토랑으로 급히 대피하거나 활주로에서 우왕좌왕하는 승객들의 모습이 찍힌 영상이 올라왔다. 사고 직후 항공기 이륙 금지령이 내려졌지만, 공항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곧 운항이 재개됐다.
오발 사고를 일으킨 승객은 42세 남성 케니 웰스로 확인됐다. 애틀랜타 경찰은 “민간공항에서의 무기 은닉·소지, 총기 발사 및 난폭 행위 등 혐의로 영장을 발부받았다”며 “용의자 소재를 쫓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선 추수감사절(25일) 연휴를 앞두고 이동량이 급증하면서 총기 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총기를 소지한 채 여행하는 사람이 많은 탓이다. 미 교통안전청(TSA)의 집계 결과, 지난달까지 올해 10개월간 미국 공항 보안검색대 총기 적발 건수는 총 4,650건으로 대부분 실탄이 장전된 상태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4,432건보다도 다소 늘었다. 올해 애틀랜타 공항에서만 총기 적발 사례도 450건으로 집계됐다. 데이비드 퍼코스크 TSA 행정관은 “공항에 총을 들고 오는 승객들이 큰 문제”라며 “총기류는 불필요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우려했다.
페이지 페이트 조지아주 변호사는 “장전된 총이든, 장전되지 않은 총이든, 미국 공항 검색대를 통과할 수 없다”며 “연방법규에 따라 벌금 수천 달러를 물거나 형사 기소를 당할 수도 있다”고 CNN에 말했다. 하지만 조지아주에서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총기 자유를 주장하는 공화당의 전통적 텃밭이라 총기 규제가 매우 느슨하기 때문이다. 페이트 변호사는 “조지아주에선 총기 소유 허가증만 있으면 공항 보안 요원에게 가방 안에 총기가 들어 있다는 사실을 고지하고, 공항에서 총을 꺼내 확인만 받으면 된다”며 “총기 옹호 법률이 많은 조지아주에서 이런 행위로 기소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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