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조화환까지 내세운 학부모들의 강한 반대로 무산됐던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이 다시 재개된다. 노후 학교 개량이라는 사업 취지에 대한 공감과는 별개로 공사 기간 중 학생들의 안전 등 문제에 대한 뚜렷한 해답이 없어 사업 재개에 대한 우려는 여전하다.
사업 철회한 19개 교에 대해 재공모
서울시교육청은 21일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대상으로 선정됐다가 철회한 19개 교(개축 11개교, 리모델링 8개교)에 대해 다시 공모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40년 이상된 노후 학교 건물을 첨단 시설을 갖춘 친환경 학교로 증개축하는 사업이다. 두 달여간 전체 학부모의 절반 이상이 숙의 과정에 참여한 뒤 과반수가 찬성하고, 학교운영위원회나 사립학교의 경우 이사회 의결까지 마치면 참여할 수 있다. 사립학교 중 수업료 책정 자율학교인 사립초등학교와 국제중, 자율형사립고, 외국어고 등은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취지가 좋은 사업임에도 줄곧 난관에 부딪혔다. 증개축을 하려면 최대 3년의 시간이 걸리는데 이 기간 동안 아이들은 더 먼 학교로 전학을 가거나, 컨테이너 교실에서 수업을 받아야 한다. 학부모들은 불편함과 안전에 대한 불만을 쏟아내며 극력 반발했다. 학부모들은 근조화환까지 챙겨들고 시교육청으로 몰려가 항의 시위를 벌였고, 결국 시교육청은 사업 대상으로 지정된 213개 학교 가운데 19개 학교를 제외했다.
학부모들 "안전 대책은 여전히 없다"
시교육청은 이번에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학부모 설명회 등을 통해 사업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추진방향을 자세히 알리고, 숙의 과정을 거쳐 예전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실제 반대가 심했던 일부 학교 중에는 숙의 과정을 거친 뒤 약 3분의 2가 사업에 찬성해 개축을 추진하는 곳도 있다는 게 시교육청 측 설명이다. 지난달 18세 이상 서울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교육정책 여론조사에서도 90% 이상이 '노후학교에 대해 개축 또는 리모델링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사업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과 사업 진행과정에서의 안전에 대한 우려는 별개라는 지적도 나온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공사기간 동안 아이들을 어떻게 할 건지에 대한 계획, 대책은 없고 그냥 일을 진행시키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밀어붙이는 것 같다"며 "매번 속 빈 정책에 우왕좌왕 당황하는 건 학부모의 몫이 되는 것 같아 화가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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