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타이어 3사 3분기 영업이익 나란히 내리막
천연고무 가격 지난해 저점 대비 65% 올라
분기 수출 물량도 20% 감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까지 선방해왔던 타이어업계가 흔들리고 있다. 3분기부터 수면 위로 떠오른 원재료값 급등과 공급망 불안, 물류 대란 등이 겹치면서 실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21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3사는 나란히 올해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1위 업체인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3분기 영업이익은 1,80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47억 원에 비해 19.5% 감소했다. 금호타이어는 통상임금 소송 관련 충당금 220억 원을 더해 총 54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은 439억 원이었다. 충당금을 제외하더라도 영업이익이 100억 원 이상 쪼그라든 것이다. 넥센타이어도 지난해보다 77.8%나 급락한 13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증권가에서 예상한 넥센타이어의 올 3분기 영업이익 137억 원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성적표다.
이런 실적 부진은 주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한국타이어는 올해 6월 22일 5만7,500원으로 고점을 찍은 후 지난 19일 4만1,100원까지 떨어졌다. 금호타이어와 넥센타이어 주가도 각각 6월29일 고점 대비 약 5개월 만에 46.94%와 39.47% 급락했다.
타이어업계를 덮친 삼중고 중 첫 번째는 천연고무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천연고무는 19일 도쿄선물거래소에서 1kg당 217.7엔(약 2,274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6월 4일 기록한 저점인 129.8엔(약 1,356원)에 비하면 65% 이상 가격이 올랐다.
금호타이어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천연고무와 합성고무의 평균단가는 ㎏당 각각 2,113원과 2,334원으로 지난해 1,726원, 1,863원에 비해 크게 올랐다. 금호타이어 측은 주요 원자재의 가격 변동 요인에 대해 "천연고무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접종 및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싱가포르 거래소의 거래 가격과 출고 단가가 상승했고, 합성고무는 수요 증가에 따라 원재료인 부타디엔 가격이 오르면서 비싸졌다"고 설명했다.
또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장기화하면서 신차 생산이 줄어들고, 물류난이 지속되면서 운임 상승과 수출 물량이 쌓여가는 부분도 악재다. 자동차 시장조사기관인 오토포어캐스트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 차질을 빚은 차량 대수는 총 1,015만 대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 신차 생산 감소와 물류 적체에 따른 수출 부진도 수치로 확인됐다. 대한타이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타이어 3사가 올해 3분기에 수출한 자동차용 타이어는 총 1,195만9,000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 감소했다. 수출 금액도 약 9% 줄어들었다. 특히 북미 지역에 대한 3분기 수출액은 14.6% 감소했으며, 1~9월 누계 기준 신차용 타이어(OE)와 교체용 타이어(RE)의 수출액 감소율은 각각 12.3%와 18.7%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어업체들이 판매 단가 인상으로 대응하고는 있지만, 반도체 부족과 물류 대란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여 업황이 단기간에 반전되긴 힘들 것"이라며 "타이어의 주요 원재료인 천연고무 가격 역시 수요 증가와 생산량의 한계 때문에 당분간 강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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