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김창룡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을 트집 잡아 한미일 외교차관 공동 기자회견을 무산시킨 일본 정부를 강력히 성토했다. 김 청장의 독도 방문이 부적절했다는 취지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국민의힘 소속 정진석 국회부의장의 태도도 문제 삼았다.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1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본의 공동기자회견 불참은 한국뿐 아니라 미국, 또 국제사회의 신뢰에 대한 결례”라고 비판했다. 이어 “독도는 늘 일본이 억지 주장을 통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공분하지 않을 수 없는 문제”라며 일본 정부를 향해 외통위 차원의 입장을 내자고 제안했다.
앞서 한미일 외교차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3국 협의회를 마친 뒤 공동기자회견을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본 측이 김 청장의 독도 방문(16일)을 빌미로 갑자기 회견 불참을 통보해 공동회견은 불발됐다.
회의에서는 정 부의장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조선통신사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 중인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살얼음판 밟듯 조심조심 일본에 온 첫날, 서울발 뉴스가 우리 조선통신사 일행의 뒤통수를 쳤다. 경찰청장이 독도에 날아가 경찰 병력들을 격려했다는 뉴스였다”고 썼다. 김 청장이 독도를 찾는 바람에 조선통산사위원회의 방일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졌다는 볼멘소리였다. 정 부의장은 “강창일 주일 대사도 ‘국회 대표단이 일본을 방문한 바로 그날 경찰청장이 꼭 독도를 방문했어야 했느냐’며 고개를 저었다”는 내용도 소개했다.
이에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일본의 태도는 애써 외면하면서 (독도를 방문한) 경찰청장을 비판했느냐”면서 “해당 글을 삭제하길 당부한다”고 꼬집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독도 경비를 책임진 20여 명의 경비대원을 격려하고 이들의 활동을 점검한 건 경찰청장의 임무이며 (독도 방문은) 당연한 것”이라고 김 청장을 두둔했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ㆍ여당의 이런 반응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때와 사뭇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2년 8월 이 전 대통령이 독도를 깜짝 방문했을 당시 야당이었던 민주통합당(현 민주당)은 “성숙한 지도자의 수준이 아니다(이해찬 대표)”, “일본이 의도하는 대로 (독도에 대한) 외교적 마찰을 만드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될지 의문(우상호 최고위원)”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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