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일본·인도에도 방출 요청
미국으로부터 전략 비축유 방출 요청을 받아든 정부가 향후 대응 방안에 대해 내부 논의에 착수했다. 방출 여부의 판단에 앞서 공식 요청을 받은 데 따른 대응 전략을 숙의하는 단계라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유가 안정화를 꾀하는 미국 정부가 외교부를 통해 우리 측에 전략 비축유 방출을 요청한 가운데 주무 부처인 산업부가 대응 방침을 놓고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 측에서 비축유 방출을 공식적으로 요청해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상황과 함께 방출 요청을 받은 다른 국가의 움직임까지 살펴보면서 국익에 유리한 방향으로 향후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판단이다.
전략 비축유는 석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 유사시에 대비해 비축해 둔 물량이이서 방출 여부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석유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석유를 전량 수입하는 특수성 때문에 석유 비축유를 항시 어느 정도 확보해야 하는 데다, SK에너지와 현대오일뱅크, S-OIL, GS칼텍스까지 정유 4사의 규모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터라 미국으로서도 국제 유가를 잡기 위해선 우리나라의 비축유 방출도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8월 말 기준, 전국 9개 지역에 비축된 석유 물량은 9,700만 배럴(공동비축물량 제외)이다. 이는 추가 석유 수입 없이 국내에서만 100여 일가량 사용 가능한 물량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미국에서 현재 급등한 국제 유가를 억제하기 위해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인도, 일본 등 주요 석유 소비국에 비축유 방출을 요청했다. 중국은 비축유 일부를 방출하는 절차에 착수했지만 미국의 요청에 응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 정부도 비축유 관리 규정에 따라 국내에 석유 수급 차질이 빚어지거나 국제협력 차원에서 공동 대응할 때 비축유를 방출할 수 있다. 석유 물량 전체를 수입하는 우리나라 사정을 감안할 때, 비축유 방출로 유가가 하락할 경우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도 점쳐진다. 비축유 방출이 결정되면 정부가 비축유를 관리하는 한국석유공사에 방출 지시를 내리고, 석유공사는 정유사에 대여하거나 판매하는 방식으로 비축유를 방출하게 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