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70여 개국 선수단 고양으로
“북한 시범단 대회 참여 가능성 높아,
남북 하나 돼 평화 태권공연 기대감”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다는 걸 전 세계인에게 증명해 보이겠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 이후 첫 대규모 국제대회라는 시험대에 오른 이재준 경기 고양시장의 말에는 의지와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는 내년 4월 고양에서 막을 올릴 ‘2022년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대회 운영을 진두지휘한다.
이 시장은 16일 한국일보와 만나 “한발 앞선 방역 시스템을 통해 역사상 가장 안전한 국제 스포츠 대회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평화’와 ‘화합’을 슬로건으로 내건 대회 명성에 걸맞게 북한과 개발도상국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세계태권도품새선수권대회는 어떤 이벤트인가.
“품새는 겨루기, 격파와 함께 태권도의 3대 기술 중 하나로,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이다. 2016년 페루 대회부터 2년마다 열렸는데, 코로나19 사태로 4년 만인 내년에 고양에서 개최된다. 국내에선 2007년 인천대회 이후 15년 만이다. 내년 4월 21~24일 킨텍스에서 70여 개국에서 2,00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36개 종목의 275개 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품새 이외에도 다양한 태권 기술을 선보여 일반인도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
-대회 유치에 성공한 비결이 있나.
“고양시는 ‘글로벌 스포츠산업도시’로 도약하기 위해 올초 태권도를 ‘특화 종목’으로 정했다. 국기(國技)인 태권도의 세계화를 위해 ‘태권도 특화도시 건설’을 정책 방향으로 잡고, 대회 유치에 힘을 쏟았다. 북한과 가까운 입지를 알리며 남북 화해와 평화의 중요성도 어필했다. 이런 의지와 열정이 세계태권도연맹(WT)에서 인정받아 개최 도시로 선정된 것 같다.”
-위드 코로나로 전환됐지만, 코로나 공포가 여전하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를 시행한 후 국내 첫 대규모 국제스포츠 대회라는 점에서 어깨가 무겁다. 세계인에게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WT 집행위원회도 가장 강조했던 게 안전이다. 고양시는 전국 최초로 드라이브스루 선별진료소에 이어 안심콜 출입관리시스템까지 도입해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방역을 선도한 도시답게 철저한 시스템을 구축해 감염과 사고가 없는 완벽한 대회로 만들겠다.”
-북한의 대회 참여 가능성도 있나.
“선수단은 어렵겠지만 시범단은 참여 가능성이 높다. 최근 북한 측 국제태권도연맹(ITF) 주요 인사가 조정원 WT 총재에게 북한 시범단의 참여 의사를 전했다. 긴밀하게 협의를 이어가고 있어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본다. 대회 최초로 남북이 함께 ‘평화의 태권 공연’을 펼치기를 기대한다. 태권도 세계화를 위해 약속한 개발도상국 선수단의 참여 확대 방안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대회 성공을 위한 각오를 말해달라.
“고양시가 ‘글로벌 스포츠산업도시’로 발돋움하는 초석을 쌓는 대회로 만들겠다. 4년 만에 개최돼 2017년 무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고용유발 1,033명, 경제유발 1,679억 원 창출)를 웃도는 경제적 파급효과도 기대된다. 고양시의 자원과 방역 노하우를 총동원해 코로나 정국에서 진행된 대규모 국제 스포츠 대회의 표준 모델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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