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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예금 '특판'이 실종됐다... 대출금리는 치솟는데, 예금금리는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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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예금 '특판'이 실종됐다... 대출금리는 치솟는데, 예금금리는 제자리

입력
2021.11.19 04:30
수정
2021.11.19 07:24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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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총량 제한으로 예·적금 늘릴 필요도 줄어
금리 상승기 자연스레 수신 규모 증가 추세
예대금리차 11년 새 최고 불구
금융당국은 "불가피" 뒷짐

16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영업점에 대출 안내 문구가 걸려 있다. 뉴시스

16일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영업점에 대출 안내 문구가 걸려 있다. 뉴시스

매년 연말이면 은행마다 단골로 내놓던 '특판(특별판매)' 예·적금 상품이 올해는 자취를 감췄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 나서면서, 굳이 예금을 통해 대출 재원을 마련할 필요가 적어진 은행들이 좋은 조건의 수신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루하루 치솟는 대출금리와 달리, 예금금리 쪽에는 희소식이 거의 없어 당국과 은행에 대한 소비자의 원성도 높아지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주요 시중은행에선 연말 특판 상품을 내놓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8월 중순 일부 은행이 광복절 특판을 내놓은 적은 있지만, 금리가 연 1, 2%대로 매우 낮은 편이었다. 8월 기준금리 상승 이후로는 그마저도 자취를 감췄다.

비슷한 0%대 저금리 상황이었지만 지난해 연말에는 상황이 달랐다. 신한은행은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하지 않은 20대 대상 적금에 최대 연 5.5% 특별금리를 적용했고, 우리은행은 우리카드 사용 실적에 따라 연 6.0% 금리를 제공했다. 하나은행도 삼성카드 이용 실적에 따라 최대 연 12%까지 이자를 주는 상품을 선착순 5만 명에게 팔았다.

올해 연말 특판이 사라진 이유는 은행들이 굳이 비용을 들여 수신을 늘릴 이유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은행은 통상 대출이 크게 늘어날 경우, 그에 맞춰 예·적금 규모를 늘린다. 그러나 올해는 당국이 가계대출 총량을 제한하면서 대출을 늘리기 위한 실탄(예·적금)이 필요 없어진 것이다. 여기에 당국이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과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 비율) 등 규제 완화 조치를 내년 3월까지 연장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최근 4년간 예대금리차 변화. 그래픽=강준구 기자

최근 4년간 예대금리차 변화. 그래픽=강준구 기자

또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자 은행이 특판 같은 캠페인을 하지 않아도 수신 규모는 빠르게 늘고 있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한 달 만에 20조 원 이상 불었다.

고객들은 불만이다. 대출금리는 어느새 연 5%대를 바라보는 마당에, 특판마저 사라져 고객이 체감하는 수신 금리는 여전히 1%대에 머물러 있어서다.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올해 8월 2.07%포인트를 기록하면서 2010년 10월(2.2%포인트)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런 현상을 "금리 상승기 불가피한 측면" 정도로 보고 뒷짐을 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상 연말에 적금 만기가 도래하면서 수신고를 유지하기 위해 특판 상품을 내놓는 경우가 있는데, 올해는 이미 충분히 수신이 유입되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예대금리차는 계속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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