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한 시민이 일자리정보 게시판을 바라보고 있다. 뉴스1
우리나라 대졸 청년의 취업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37개국 가운데서도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대학 전공과 일자리의 성격이 맞지 않는 ‘미스매치’가 심한 데다, 산업 분야별 일자리 자체도 줄어들면서 취업 부진도 심화한 양상이다.
18일 한국경제연구원이 OECD 국가 청년(25∼34세)의 고용 지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졸 청년 고용률은 75.2%를 기록, 영국(90.6%)과 독일(88.4%), 일본(87.8%) 등보다도 후순위인 31위에 그쳤다. 특히 우리나라 대졸 청년 중 비경제활동인구 비율은 20.3%로 OECD 37개국 중 세 번째로 높았다. 비경제활동인구는 만 15세 이상 인구 중 일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어 쉬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한경연은 우리나라 대졸 쳥년의 취업 부진 배경으로 대학 전공과 일자리의 미스매치 등을 꼽았다. 우리나라에서 대학 전공과 직업 간 불일치율은 50.0%로, OECD 22개국 중 1위를 기록했다. 국내 대졸 취업자의 절반 이상은 전공과 무관한 일자리에 취업하는 것이다. 전공과 직업의 미스매치 현상은 대학의 정원 규제 탓이 크다는 지적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컴퓨터공학과 정원은 지난 2008년 141명에서 지난해 745명까지 늘었지만, 우리나라 서울대의 경우엔 55명에서 70명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경연은 이와 관련 "대학 정원 규제를 완화해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적시에 공급할 수 있어야, 대졸 취업률이 지금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고학력을 요구하는 일자리 증가 속도가 늘어나는 대졸자 규모에 비해 더딘 부분도 대졸 취업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대졸자가 연평균 3.0% 증가한 데 반해, 고학력 일자리는 1.3% 늘어나는 데 그쳤다. 국내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기존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꼽혔다. 산업기술 고도화로 국내 전 산업의 취업유발계수는 2010년 13.8명에서 2019년 10.1명으로 축소됐다. 취업유발계수는 특정재화 10억 원을 생산하기 위해 발생하는 직·간접적 취업자 수를 말한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우리나라 청년들의 교육 수준은 최고 수준이지만 인적 자원은 비효율적으로 배분되고 있다"며 "대학 정원 규제 완화, 대학 교육 경쟁력 강화를 통해 전공-직업 간 미스매치 해소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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