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J리그 마다하고 강원에서 '도전' 선택
"이영표와 깊은 대화, 명문 향한 진정성 확인"
"강원, 뒷심이 문제…한 경기에 모든 것 바쳐야"
열흘 뒤 '친정' FC서울과 데뷔전
"스포츠의 세계, 특히 축구는 도전의 연속이다. 지도자로서 가장 입 밖에 뱉어선 안될 말이 '포기'라는 단어다. 강원FC는 지금 상당히 분위기가 안 좋지만 저는 이 도전을 한번 해보고 싶다."
2002년 월드컵 4강의 기적을 만든 최용수와 이영표가 감독과 대표이사로 다시 뭉쳤다. '독수리' 최용수는 감독으로서도 소문난 승부사다. 2011년 4월 FC서울 감독 대행으로 지휘봉을 처음 잡은 뒤 2012년 K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8년 10월엔 강등 위기에 몰린 서울로 돌아와 K리그1에 잔류시켰다. 이번엔 상황이 더 좋지 않다. 강원FC는 현재 K리그1 11위로 겨우 2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모두 승리하지 않으면 잔류가 불투명하다.
하지만 최용수 신임 강원FC 감독의 취임 일성은 '희망', 그리고 '우승'이었다. 그는 18일 춘천 강원도청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온실 속 화초처럼 좋은 데서만 지도자 생활을 해왔다. 강원도 축구, 강원FC의 큰 비전을 위해 이영표 대표와 머리를 맞대고 다시 한번 해보고 싶다. 굉장히 희망적이라고 본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강등 위기에 떨어진) 지금의 모습이 강원FC의 본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게 저의 일이다. 잘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시즌 이영표 대표이사를 선임한 강원FC는 시즌 내내 악재에 시달렸다. 시즌 초반인 4월 팀의 에이스 고무열과 임채민이 역주행하던 음주운전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를 겪으며 부상 이탈했다. 8월에는 코로나19 확진 선수가 발생해 근 한 달간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최근엔 선수가 성폭행 의혹에 연루돼 제외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그러는 동안 팀은 K리그1 12개 팀 중 11위까지 떨어졌다.
최 감독은 "유독 올해 강원FC가 안팎으로 좀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선수들의 능력이 다른 팀에 비해 떨어지는 건 절대 아니다"라며 "시즌 막바지 상당히 힘든 상황에 놓인 것은 사실이지만 반드시 이기는 게임을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데뷔전까지 주어진 시간은 불과 열흘이다. 최 감독은 "빨리 내부 진단을 하고 선수들과 자신감을 끌어올리겠다"면서 "16경기 중 역전승이 한 번밖에 없었다는 건 문제다. 뒷심이 좀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프로로서의 '희생'을 강조했다. 그는 "경기장에서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팀에 헌신해야 한다. 할 수 있는 것을 다 해야 한다. 한 경기 한 경기에 모든 것을 다 바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감독은 "지도자로서 가장 큰 목표는 일단 트로피다. 우승 트로피를 들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평소 절친했던 이 대표와 함께 강원FC를 명문구단으로 성장시키고픈 욕심도 크다. J리그 구단의 러브콜을 고사하고 강원FC를 선택한 것은 이 같은 꿈을 위해서다. 그는 "선수 시절 시야를 넓게 해준 J리그에서 지도자 활동을 하고 싶기도 했지만, 이 대표와 깊은 대화를 하면서 강원FC를 앞으로 더 큰 명문구단으로 만들어 나가자는 진정성을 확인했다"며 "강원FC의 미래, 희망, 비전을 보고 마음이 움직였다"고 밝혔다.
강원FC(승점 39)는 오는 28일 최 감독의 친정팀인 FC서울과 원정 경기를 치른 뒤 내달 4일 성남FC와 홈에서 마지막 경기를 한다. 현재 12위인 광주FC(승점 36점)보다 뒤처지면 강등으로 직행하고 현재 순위에 머물러도 K리그2 대전하나시티즌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지난해 심장 수술을 받았던 그는 "이제 제 건강보다는 강원FC의 건강이 더 중요하다"며 "보다 더 건강한 팀이 돼 희망적인 내용과 결과를 팬들에게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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