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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성하면 녹차와 꼬막? 전국 생산량 22% '키위의 고장'입니다

입력
2021.11.19 04:30
수정
2021.11.29 08:3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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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고장 특산물 : 보성 키위
전국서 재배면적 가장 넓어 차세대 산물
골드·그린·레드키위 3종 소비자에 인기
지리적 표시 등록 고배... 올해 재도전
재배 역사 40년… 19, 20일 첫 키위축제


전남 보성군 한 키위농가에 키위가 탐스럽게 열려 있다. 보성군 제공

전남 보성군 한 키위농가에 키위가 탐스럽게 열려 있다. 보성군 제공


17일 전남 보성군 조성면 키위농사를 짓고 있는 임상철씨가 보성키위 현황과 재배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보성=김재현 기자

17일 전남 보성군 조성면 키위농사를 짓고 있는 임상철씨가 보성키위 현황과 재배 방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보성=김재현 기자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임상철(59)씨는 2012년 고향인 전남 보성으로 귀농했다. 많고 많은 작목 중에 그가 선택한 것은 키위. 그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생산량을 자랑하는 보성 키위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보성은 온난한 해양성 기후에 완숙기인 9~11월 일조량도 풍부했다.

임씨는 귀농 후 10년이 흐른 지금 보성군 조성면에서 1만4,876㎡ 규모의 밭을 일구고 있다. 골드, 그린, 레드키위를 키워 매년 1톤 정도씩 출하한다. 최근엔 새로 조성한 6,611㎡ 밭에 키위 묘목을 키우며 내년 농사도 준비하고 있다. 임씨는 "최근 키위 수확을 모두 마쳤고 농가들 모두 선별작업과 곧 있을 키위축제 준비에 여념이 없다"며 "보성이 녹차와 꼬막으로 전국적 명성을 갖고 있지만, 키위가 차세대 주력 산물로 자리잡도록 지원하고 있어, 해마다 재배면적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보성군에서 키위 농사를 짓고 있는 임상철씨가 보성에 처음 키위를 도입한 이진형(2003년 작고)씨를 기리는 공적비를 가리키며 보성키위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보성=김재현 기자

전남 보성군에서 키위 농사를 짓고 있는 임상철씨가 보성에 처음 키위를 도입한 이진형(2003년 작고)씨를 기리는 공적비를 가리키며 보성키위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보성=김재현 기자

참다래 또는 양다래로 불리는 키위의 국내 최대 산지가 보성이란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보성' 하면 녹차와 꼬막(벌교)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보성 키위의 재배 역사는 40년에 달한다. 1970년대 후반 이진형(2003년 작고)씨가 소량의 키위 묘목을 도입한 게 시초로, 보성군 조성면에는 이씨를 기리는 공적비가 있다. 그가 1981년 농가 5곳에 식재법을 전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재배가 시작됐다.

국내 전체 키위 재배 면적은 1,247ha. 이 중 전남이 548ha, 그 중에서도 보성이 252ha로 전국에서 가장 넓은 재배면적을 자랑한다. 보성 키위 농가 330곳에서 매년 생산하는 키위는 약 4,500톤. 전국 키위 생산량의 22%에 달한다. 주요 품종은 골드키위인 '해금', 그린키위인 '헤이워드'와 레드키위다. 모두 국내에서 육종해 생산된 품종이다. 특히 해금은 국립종자원으로부터 품종보호 등록돼, 보성에서만 생산과 판매가 가능하다.

전남 보성군에서 생산된 골드키위와 그린키위, 레드키위. 보성군 제공

전남 보성군에서 생산된 골드키위와 그린키위, 레드키위. 보성군 제공

보성에서 나는 키위의 매력은 시간이 지나도 과육이 잘 물러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보성에서 생산되는 그린키위는 새콤한 맛에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고, 레드키위는 당도가 최대 25브릭스(과일 등 당의 농도를 측정하는 단위)에 달할 정도로 달콤해 인기가 높다. 일반적으로 사과의 당도는 15~20브릭스, 하우스 감귤은 12~15브릭스 정도다.

임씨는 "날씨만 좋다고 해서 양질의 키위가 나오는 것은 아니다"라며 "농가에서 물을 공급할 때에도 너무 많지 않도록 상당한 정성을 들이고 있는 것도 보성 키위가 유명한 이유"라고 말했다. 땅 밑에 넓게 뿌리를 내리는 넝쿨 식물 특성을 고려한 농법이다.

전남 보성군 조성면 해금골드키위영농조합법인 직원들이 17일 공동선별작업장에서 소비자들에게 판매될 키위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보성=김재현 기자

전남 보성군 조성면 해금골드키위영농조합법인 직원들이 17일 공동선별작업장에서 소비자들에게 판매될 키위 선별 작업을 하고 있다. 보성=김재현 기자

보성군은 농산물 제1호 보성녹차와 제71호 보성웅치올벼쌀, 수산물 제1호 벌교꼬막 등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인증하는 지리적 표시 산물 3개를 보유하고 있다. 보성키위는 2019년 등록을 신청했지만 한 차례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키위가 외래종인 데다 지리적 표시를 등록할 정도로 역사도 길지 않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보성군은 지리적 표시제 등록 자격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키위 재배 역사가 40년이나 됐고, 국내 최대 생산지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지리적 표시 등록을 재신청했고, 지리적 표시 분과위가 18일 현지 실사를 시작했다. 손성일 보성군 원예특작계장은 "보성키위는 국산품종으로 재배되고 있고 역사도 깊어진 만큼, 이번엔 등록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7일 전남 보성군 조성면 해금골드키위영농조합법인 선별작업장에서 소비자들에게 판매될 키위가 분류되고 있다. 보성=김재현 기자

17일 전남 보성군 조성면 해금골드키위영농조합법인 선별작업장에서 소비자들에게 판매될 키위가 분류되고 있다. 보성=김재현 기자

보성군은 키위 품질 향상에도 주력하고 있다. 농촌신활력플러스사업의 일환으로 내년부터 73억 원을 투입해 스마트 키위농업 플랫폼 구축과 키위 선별 자동화시설을 확대하고 또 청년들의 키위 가공창업을 지원한다. 키위 생산자 전문인력 양성 교육과 키위품종 다변화를 통해 보성키위 브랜드도 적극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보성 키위를 알리기 위한 키위 축제도 올해 처음 열린다. 보성군은 19일과 20일 '대한민국 키위 1번지 보성, 그 시작을 알리다'라는 주제로 조성면 해금골드키위영농법인 앞마당에서 '제1회 보성키위축제'를 연다. 고속도로 보성녹차휴게소 상·하행선 드라이브스루와 라이브커머스 등을 통해 대대적 할인 판매도 진행한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올해 처음 열리는 키위 축제를 시작으로 보성녹차, 벌교꼬막 등 3개 특산품을 연계한 홍보활동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전국 최대 생산지인 보성의 명품키위를 많은 소비자들이 맛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보성= 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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