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의혹 손준성 측은 "여운국 수사 배제" 진정

여운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차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여운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차장과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간 통화 논란을 두고 1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여야 간 설전이 벌어졌다. 야당이 "정치중립 위반"이라며 공세를 펼치자, 여당은 "야당 의원들도 전화했다"며 받아쳤다. 공수처는 이에 "수사 관련 부적절한 접촉은 전혀 없었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포문은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열었다. 윤 의원은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진욱 공수처장에게 "두 사람 통화는 공무원의 정치중립 위반이자 선거개입"이라며 "중립을 어긴 여 차장을 감찰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일부 언론은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주임검사인 여운국 공수처 차장이 지난달 중순 박성준 민주당 의원과 전화 통화로 식사 약속 대화를 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고발 사주 의혹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연루돼 있다는 점에서, 대선 정국에서 부적절한 접촉이란 논란이 불거졌다. 박 의원이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공동 대변인이란 점도 논란이 확산된 이유였다.
박성준 의원은 야당 공격을 맞받았다. 그는 "(여 차장과) 10월에 전화로 '기회되면 식사 한번 하시죠. 11월 말쯤 만나봅시다'라고 1분 통화한 게 끝"이라며 "이런 (유착 논란) 프레임 씌우느냐"고 항의했다. 박 의원은 야당 의원들 역시 고발사주 수사와 관련해 여 차장에 항의 전화를 했다면서 "수사에 압력을 넣은 게 누구냐"고 역공을 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수사와 관계 없는 통화라고 밝혔다. 김 처장은 "법안과 예산 관련해선 저희가 '을'이라서 (공수처는) 여야 가리지 않고 부탁해야 할 입장"이라고 했다. 공수처 차장의 국회 쪽 업무를 위한 의원들과의 소통이었다는 설명이다.
공수처 역시 이날 입장문을 통해 "사적인 통화나 수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부적절한 접촉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공수처는 "극히 짧은 대화였고, 식사 약속 일정 제의를 완곡히 거절하다가 날짜를 특정하지 못하고 유야무야된 게 전부"라며 "차장은 수사업무 외 일반행정 업무도 총괄하므로 법사위 여야 의원들과의 대화는 자연스러운 것"이라 전했다. 그러면서 여 차장이 국민의힘 전주혜 의원 등 야당 의원들과도 전화 통화를 한 사실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고발 사주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손준성 검사 측은 이날 통화 논란을 문제 삼아 김진욱 처장에게 "여 차장을 수사에서 배제해 달라"는 진정을 제기했다. 손 검사 변호인은 입장문에서 "여당 대통령 후보 선대위 대변인과 접촉한 여 차장이 공정한 수사를 할 것이라 기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이라 판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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