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지만... 제작진 "내년은 돼야..."
지자체 협의뿐 아니라 고령 방청객 실내 녹화 부담
"전국~". '국민 MC' 송해(94)가 먼저 함성을 지르면 관객은 가래떡처럼 길게 뽑아 "노래자랑~"이라고 받는다. "딩동댕동댕~". 다섯 음계의 실로폰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지면 축제는 시작된다. 1980년 시작된 KBS1 '전국노래자랑'이다. 일요일에 이 익숙한 소리가 안방 TV에서 흘러나오면 중년 시청자들은 조건반사처럼 고개를 끄덕이며 반응했다.
40여 년 동안 중년의 일요일 낮을 책임진 '전국노래자랑'은 지난해 2월부터 팬데믹(코로나19 대유행)으로 녹화가 무기한 연기됐다. 프로그램 특성상 대규모 관객이 필요한 데다, 전국을 돌며 많은 스태프가 이동해야 해 제작 환경이 방역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역당국이 이달부터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일환으로 '백신 패스'를 적용하자, 방송사들도 그간 걸어뒀던 공개 방송의 빗장을 속속 열고 있다.
tvN은 지난 9일부터 '코미디 빅리그' 공개 녹화를 1년 8개월 만에 재개했다. KBS도 지난달 서바이벌 코미디 프로그램 '개승자'를 시작으로 이달 '열린음악회' '유희열의 스케치북' '불후의 명곡' '가요무대' 등 음악 프로그램들의 공개 방청을 잇달아 진행한다.
전국의 중년 시청자들이 가장 손꼽아 기다리는 '전국노래자랑'의 팔도 여행은 언제부터 다시 시작될까.
올해에는 송해의 그 짱짱한 선창을 듣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국노래자랑' 제작진은 17일 "지자체와 협의를 거치고 예심 등을 빨리 진행한다고 해도 12월인데, 그간 이때는 추위 때문에 야외 녹화를 안 했다"며 "아무래도 당장 올해는 어려울 것 같다"고 밝혔다. 공개 녹화에 오는 방청객 연령층이 높아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방역에 더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제작진은 "실내에서 녹화하면 방역 문제도 있어 내년은 돼야 정상적인 행사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전국노래자랑' 무대에서 잠시 내려온 송해는 대신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18일 개봉하는 '송해 1927'이다. 송해는 영화 개봉에 맞춰 최근 KBS1 '아침마당'에 출연해 "'전국노래자랑' 하면서 다니던 게 운동"이라며 건강 비결을 들려줬다. 송해는 지하철을 타고 스케줄을 다닌 것으로 유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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