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당국 "절차적 문제에 따른 일시적 중단"
우크라이나·벨라루스 사태 관련 러시아-EU 갈등 영향
유럽 가스 가격 10% 급등...유럽 겨울 에너지 대란 우려
독일이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송하기 위한 해저 가스관 사업인 ‘노드스트림2’ 승인 절차를 16일(현지시간) 중단했다. 독일은 “절차적 문제에 따른 일시적 중단”이라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를 둘러싼 러시아와의 갈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유럽 가스 가격은 10% 급등했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독일 에너지 규제 당국은 “노드스트림2 운영기관이 독일이 아닌 스위스에 기반을 두고 있어 승인하지 않았다”라며 “해당 기관이 독일 법에 따라 구성됐는지 여부 등을 검토한 뒤에 승인 절차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드스트림2는 러시아 북서부에서 발트해 해저를 지나 독일 북부로 이어지는 길이 1,230㎞에 달하는 해저 가스관이다. 2010년 노스스트림1이 가동을 시작했고, 러시아와 독일은 2018년부터 그 옆에 노드스트림2 건설 공사를 추진해 올해 9월 완공했다. 러시아는 독일 정부가 가동승인을 하는 즉시 유럽 가스 공급을 시작하겠다고 밝혀왔다. 이 가스관의 한 해 수송량은 550억㎥로 유럽 천연가스 수요의 4분에 1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독일 정부는 지난 9월 완공 당시 승인 검토에 약 4개월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직 검토 기간이 남았지만 최근 우크라이나와 벨라루스 등에서 유럽연합(EU)과 러시아 간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독일의 승인 절차가 더 늦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러시아는 벨라루스와 폴란드 난민 갈등이 불거지자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최근 대규모의 군사력을 투입했다. 이에 미국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도 흑해 공해상에서 연합 해상 훈련을 진행하는 등 맞대응에 나섰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5일 “러시아의 이례적인 군사력 증강에 맞서 나토는 우크라이나의 편에 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EU와 러시아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독일도 입장이 난처해졌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독일이 우크라이나의 편에 서거나 노스스트림2 사업을 승인해야 하는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라며 독일을 압박했다. 우크라이나도 이날 “독일의 노드스트림2 승인 절차 중단을 환영한다”라며 “러시아가 가스를 무기로 사용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독일이 승인 절차를 중단하면서 유럽 내 가스 가격은 10% 치솟았다. 난방 수요가 높은 겨울철을 앞두고 에너지 대란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제레미 와이어 에너지 무역회사 트라피구라 회장은 “러시아와의 갈등으로 에너지 수급에 차질이 빚어져 올 겨울 유럽에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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