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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조이기'에도 은행 수익은 '역대급'… "금리 올려 대출자만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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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조이기'에도 은행 수익은 '역대급'… "금리 올려 대출자만 피해"

입력
2021.11.16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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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3분기 국내 은행 영업실적'
1~3분기 은행 이익, 작년 연간 이익 넘어서

서울 시중은행에 대출상품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중은행에 대출상품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국내 은행이 올해 3분기까지 번 순이익이 지난해 연간 순이익을 돌파했다. 특히 지난 7월부터 강화된 대출총량 규제에도 은행은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대출 수요가 여전한 가운데 은행이 대출금리를 올리면서 쏠쏠한 이자 수익을 챙긴 결과다.

금융감독원이 16일 공개한 '2021년 3분기 국내 은행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특수은행인 산업은행을 제외한 18개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4조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9,000억 원 늘었다.

지난해만 해도 적자를 내던 은행은 올해 1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돈을 벌기 시작했다. 올해 1~3분기 18개 은행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1,000억 원 증가한 12조9,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11조6,000억 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특히 은행은 고객이 낸 이자로 큰 폭의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18개 은행의 3분기 이자이익은 11조2,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조2,000억 원 증가했다. 1~3분기 누적 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2조7,000억 원 늘어난 32조5,000억 원에 달했다.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은행에서 돈을 빌린 가계·기업이 크게 늘어난 데다, 주식·부동산 열풍에 따른 '영끌(영혼까지 끌어 모은) 대출'도 이자이익 확대에 기여했다.

금융당국이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총량 규제 등 3분기부터 강화한 가계부채 규제는 은행 이익 증가세를 꺾지 못했다. DSR 규제에도 은행권 대출을 이용하려는 차주가 여전히 많았고, 총 대출 한도가 묶인 은행권은 대출금리를 높여 수익성 악화를 만회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4분기는 물론 내년에도 이익을 낼 것으로 보인다.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빠르게 오르면서 예대마진을 챙길 수 있어서다. 김영도 금융연구원 은행보험연구1실장은 지난 8일 '2021년 금융동향과 2022년 전망 세미나'에서 내년도 국내 은행 이자이익을 올해 대비 7.6% 증가한 48조 원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은행이 짭짤한 수익을 낼수록 금융소비자는 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진다. 신성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전 금융연구원장)는 "가계부채 규제로 대출 초과 수요가 발생하자 은행은 곧바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며 "은행이 이런 영업 행위를 지속한다면 소비자와의 신뢰는 깨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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