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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 악몽' 유재석은 카카오엔터에 왜 투자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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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사 악몽' 유재석은 카카오엔터에 왜 투자했을까

입력
2021.11.16 13:17
수정
2021.11.16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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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거절? 유재석 카카오엔터 유상증자 참여
70억 원 투자한 유희열과 함께
'소속사 투자 꺼렸던' 유재석이 마음 돌린 이유는

방송인 유재석.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방송인 유재석.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방송인 유재석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 기회를 거절했다는 일부 보도와 달리 유상증자에 참여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날 본보에 "유재석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유상증자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투자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카카오와 유재석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유재석은 소속사 안테나의 수장인 유희열 대표와의 파트너십과 소속 연예인으로서의 책임감으로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유희열과 달리 유재석의 투자금액과 지분율은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되지 않았는데, 안테나 대표인 유희열과 달리 유재석은 자회사 대표나 임원이 아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가수 유희열과 방송인 유재석. JTBC 제공

가수 유희열과 방송인 유재석. JTBC 제공


유희열과 함께 카카오엔터에 투자

유재석의 투자 관련 소문은 유희열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70억 원을 투자한 사실이 전날 알려지면서 퍼졌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25일 '유상증자결정' 공시를 통해 유희열 등 35명에 총 1,377억5,167만 원(53만9,957주) 규모의 신주를 발행했다고 알렸다. 유희열이 유상증자로 확보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지분은 0.07%(2만7,438주)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앞서 8월 안테나 지분 100%를 확보, 안테나를 자회사로 흡수했다. 인수가격은 약 139억 원. 유희열이 안테나 매각 수익의 절반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부실 회사' 출연료 정산 홍역... 5, 6년 회사 없이 야인생활했는데

방송가에선 유재석의 투자에 놀라는 분위기다.

유재석은 그간 부실 소속사로 여러 번 홍역을 치렀다. 2010년엔 소속사 디초콜릿E&TF가 옛 경영진의 횡령 문제로 문을 닫았고, 2000년대 후반엔 그가 속했던 팬텀엔터테인먼트가 우회상장 등으로 회사가 와해해 고초를 겪었다. 그때마다 유재석은 제때 출연료를 받지 못했다.

'국민 MC'로 불리는 유재석은 2010년 전 소속사 스톰이앤에프를 비롯해KBS·MBC·SBS 등 지상파 3사를 상대로 미지급 출연료 청구소송을 제기해 10년 동안 법적다툼을 벌였다. 소속사 문제로 오랫동안 속앓이를 해왔던 유재석은 2015년 FNC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맺기까지 5, 6년을 기획사 없이 홀로 활동했다. 이런 배경으로 유재석은 소속사와 주식이나 경영권으로 엮이는 걸 매우 꺼리는 연예인으로 업계에선 알려져 있다. 유재석은 회사 없이 홀로 '야인 생활'을 한 뒤 FNC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간 뒤에도 주식 관련 투자를 하지 않았다. 다른 동료 연예인들이 상장된 소속사와 계약할 때 스톡옵션 등을 받는 것과 달리, 유재석은 모두 거절했다. 그는 7월 FNC엔터테인먼트를 떠났다.

웹예능 '더듬이TV: 우당탕탕 안테나'에 출연하는 안테나 소속 가수들. 왼쪽부터 페퍼톤스 이장원 신재평, 권진아, 유희열, 정재형, 정승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웹예능 '더듬이TV: 우당탕탕 안테나'에 출연하는 안테나 소속 가수들. 왼쪽부터 페퍼톤스 이장원 신재평, 권진아, 유희열, 정재형, 정승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


유재석의 달라진 행보 이유? ①엔터 업계 성장 ②유희열 두터운 신임

그렇게 소속사와 경영과 주식으로 얽히는 걸 꺼려 온 유재석은 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에 참여했을까.

업계 관계자들은 20여 년 전과 확 달라진 엔터테인먼트 업계 환경 변화와 성장 그리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상장에 주목했다. 방송인과 배우를 여럿 매니지먼트하는 대형 기획사 고위 관계자는 "엔터주는 예전엔 다 장난치는 주식으로 여겼지만, 이젠 웬만한 업종보다 고평가되는 게 현실"이라며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상장하면 우량주가 될 가능성도 있어 여러 달라진 업계 변화를 보고 유재석이 투자를 결정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상장을 준비하고 있고, 모회사인 카카오는 시가총액 57조 원 규모의 대형 기업이다. 방탄소년단을 품은 하이브는 시가총액 16조 원 규모로, 엔터테인먼트 회사로는 이례적으로 국내 '30대 기업' 반열에 올랐다.

유희열과 두터운 신뢰가 유재석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 결정에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20여 년 동안 방송가에서 일한 관계자는 "유재석은 소속사 문제로 그동안 너무 시달려 회사를 쉬 믿지 않는 거로 안다"며 "그런 유재석이 음악인들만 있던 안테나와 계약하고, 이번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유상증자에 참여했다는 건 유희열에 대한 믿음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라고 귀띔했다. 유재석은 JTBC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 시리즈와 MBC '놀면 뭐하니?' 등에 함께 출연하며 친분을 쌓았다.

유재석과 유희열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안테나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협업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안테나 소속 가수들이 출연하는 웹예능 '더듬이TV: 우당탕탕 안테나'를 선보였다.

양승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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