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로 호황을 누렸던 TV용 액정화면(LCD) 제품의 가격이 최근 급락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LCD 매출 비중이 절대적인 LG디스플레이의 전망엔 그림자가 드리운 반면,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앞세운 삼성디스플레이의 앞길엔 청신호가 들어올 것이란 관측에서다.
TV 수요 꺾인다…TV용 LCD 가격 40% 급락
16일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중순부터 1년 가까이 오르던 TV용 LCD 가격은 지난 7월 정점에 도달한 이후 4개월 연속 하락세다. 7월 228달러였던 LCD TV 패널 가격은(55인치) 이달 초 135달러까지 떨어졌다. 하락폭이 41%에 이른다. 다른 크기대 패널 역시 큰 폭으로 떨어지긴 마찬가지인데, 업계에선 내년 초까지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TV용 LCD 가격의 급락 배경엔 이른바 '위드 코로나' 단계로 넘어가면서 글로벌 TV 수요가 크게 꺾일 것이란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TV용 LCD 공급은 넘치는데, 시황 위축을 우려한 TV 제조사들이 재고 확보에 소극적으로 나서면서 가격 하락폭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견조한 흐름으로 노트북 등에 사용된 정보기술(IT)용 LCD 제품 역시 1년 7개월 만인 지난달부터 처음으로 내림세다. 업계에선 코로나19 수혜로 슈퍼 호황을 누리던 LCD 사업도 내리막으로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 '실적 대박' LG '급감'…이유는?
국내 투톱인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모두 일찌감치 OLED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는 등 대대적으로 변신했지만, 양사 상황은 크게 다르다.
LG디스플레이는 올 3분기 5,289억 원의 영업이익을 벌어들였는데, 이는 전분기보다 24.6% 급감한 건 물론 시장 전망치를 20.9% 밑도는 '어닝 쇼크'였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디스플레이는 1조4,900억 원의 영업이익으로 분기 사상 최대 기록을 갈아치웠다.
핵심요인은 사업 구조에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TV용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하는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OLED 시장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영업이익(기여도 104%)의 대부분은 LCD 사업에서 가져온다. TV용 OLED 경쟁력 기반의 중소형 OLED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투자도 늘리고 있지만, OLED 사업은 여전히 적자다. 이 때문에 내년도 연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20~30% 줄어들 것이란 증권가의 전망이다.
반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전체 매출에서 LCD 비중은 10% 이하다. 대신 수익의 대부분을 중소형 OLED 사업에서 수확한다. 이에 세계 중소형 OLED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삼성디스플레이는 TV용 LCD 패널 사업 철수 방안도 검토 중이다.
TV용 OLED 시장 폭발 성장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4분기부터 TV용 OLED 패널(QD)을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세계소비자가전박람회(CES) 2022'에서 이 패널을 장착한 퀀텀닷(QD) OLED TV를 공개할 예정이다. 업계에선 삼성전자의 가세로 OLED TV 시장의 성장도 이어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내년부터 OLED가 효자로 등장할 전망이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내년 TV용 OLED 부분 영업이익은 5,690억 원으로 올해보다 2,000%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며 "TV 사업 부문의 체질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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