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시작점 호데이다에서
연합군 철수 후 반군 점령
유엔 성명 "회담 열자"…
휴전 확대 가능할지 주목
8년째 이어진 예멘 내전의 요충지인 항구도시 호데이다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연합군이 철수한 후 후티 반군이 도시를 장악하자, 유엔이 양측에 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공식적으론 유일한 휴전 지역인 호데이다를 중심으로 사실상 중단됐던 휴전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호데이다합의지원단(UNMHA)은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호데이다와 알두라히미 등에서 연합군의 철수와 그에 따른 후티군의 점령은 호데이다 전선의 중대한 전환"이라며 "2018년 양측이 처음 서명한 논의를 입증한 일"이라고 밝혔다. 양측은 2018년 예멘의 평화를 위한 첫 단계로 호데이다항에서 양측 병력을 재배치하자는 내용의 일명 '호데이다 합의'에 서명했으나 구체적 시행안을 합의하는 데 실패했다. 홍해 연안의 호데이다는 구호물자 등이 오가는 예멘의 주요 길목이다. UNMHA는 "논의를 촉진할 준비가 됐다"며 후속 회담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잠정적 휴전 상태였던 호데이다 상황이 급변한 것은 지난 12일 연합군이 갑자기 철수를 결정하면서다. 당시 연합군은 "국제협약에 따라 교전이 금지된 호데이다 항구에서 철수하고 지원이 필요한 다른 전선으로 병력을 이동한다"고 밝혔는데, 국제사회와 사전 조율이 없는 조치에 이튿날 바로 후티 반군이 진격하면서 무력 충돌이 발생했다. 호데이다 인근 전선이 변하면서 약 6,000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유엔은 이번 연합군 철수를 계기로 삼아 사실상 교착 상태였던 호데이다 합의에 대한 논의를 진척시키겠다는 입장이다. 항구를 통해 자신들이 점령한 수도 사나까지 각종 물자 공급을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게 된 후티군 입장에서는 앞서 전국적 휴전을 위한 요구안으로 내세웠던 '봉쇄 해제'가 이미 실현된 셈이다. 다만 "이번 철수가 더 넓은 휴전과 평화회담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분명하지 않다"(영국 일간 가디언)는 분석도 나온다. 2014년 촉발된 예멘 내전은 이란과 사우디의 대리전 양상이 되면서 장기화됐다. 최근까지 최소 13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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