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청와대 의전 비서관, SNS에
김정숙 청와대에서 마지막 생일 맞아
'대통령 배우자'로서의 역할 회고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참석 등 7박 9일간의 유럽 순방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5일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 공군 1호기에서 내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이 15일 자정 무렵 김정숙 여사에 대한 단상을 게재했다. 수동적인 '대통령의 배우자'가 되기보단, 주체적으로 제 역할을 수행하는 '대통령 배우자'로 살고자 노력했다는 내용이다. 글은 김 여사가 청와대에서 맞이하는 마지막 생일을 기념해 띄운 축전이었다.
탁 비서관은 그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에서 "미국의 퍼스트 레이디는 '대통령 배우자'로 기능과 역할 심지어 예산과 조직이 주어진다"며 "미쉘 오바마와 힐러리 클린턴은 자신만의 정책적 성과를 끌어내기도 했다"고 운을 뗐다.
반면 "우리의 경우 '국모', '영부인'으로서의 기대가 아직 남아 있으면서, '대통령의 배우자'를 넘어 '대통령 배우자'로서의 새로운 기대도 적지 않아 여러모로 조심스러운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와대 안에서조차 '영부인'이라는 호칭을 쓰지 않기 시작한 것은 김 여사 때부터"라고 했다. 그는 "어떻게 불려지느냐가 인물의 본질을 규정하는 중요한 요소임을 떠올리면 의미있는 변화였다"고 평가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페이스북 캡처
탁 비서관은 김 여사가 새 시대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한 일화들을 소개했다. 먼저 ①임기 초반 관저에서 곶감을 직접 말려 청와대 출입 기자들에게 선물했다며 "손도 빠르고 솜씨도 좋으셔서 고구마 하나, 과일 하나를 내 주셔도 모양도 맛도 달랐다"고 했다.
②순방이나 국빈 방문 때도 의전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과묵한 문재인 대통령 옆에서 특유의 친화력을 발휘했다는 설명이다. "미적인 감각도 프로 수준이라 국빈 방문 등 중요한 행사에서 여사님께 많이 물었고 조언도 많이 주셨다"고 했다.
탁 비서관이 특히 강조한 건 ③공감하는 능력이었다. 그는 "지난해 (강원 철원군) 수해 때 소리소문 없이 직원들 둘셋만 데리고 자원봉사를 가신 것이나, 아직은 공개할 수 없지만 이런 저런 사연있는 분들을 청와대로 초청하거나 조용히 위로하고 오셨다"고 했다. 이 점이 "가장 인간적이고 매력적인 면모"라는 칭송도 덧붙였다.
여성에게 보통 기대되는 음식 솜씨, 미적 감각, 공감 능력을 바탕으로 했다는 한계는 있으나, 제한된 상황 속에서 김 여사 나름의 노력을 기울였다는 얘기다.
탁 비서관은 "이렇게 써놓고 보니 난데 없는 글일 수도 있겠다 싶다"며 "여사님, 벌써 오늘이 다 지났지만 청와대에서 마지막 생신을 이렇게 축하드립니다"고 말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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