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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위성 요격 실험→'초속 7㎞ 파편' 수만 개 발생… 美英 “무책임”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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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위성 요격 실험→'초속 7㎞ 파편' 수만 개 발생… 美英 “무책임” 규탄

입력
2021.11.16 09:08
수정
2021.11.16 16:4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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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요격 미사일 시험 발사해 자국 위성 파괴
잔해 수만 개 발생... '추적 가능 크기'도 1500여 개
시속 2만5000㎞로 우주 떠돌며 유인우주선 위협
美英 "우주 안보·안전 무시한 무책임한 행동" 비판

국제우주정거장(ISS) 전경. 미국 항공우주국 제공

국제우주정거장(ISS) 전경. 미국 항공우주국 제공

러시아가 15일(현지시간) 자국 위성을 요격해 파괴하는 ‘위성 요격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사실이 확인됐다. 화들짝 놀란 국제우주정거장(ISS) 우주비행사들이 긴급 대피하는 사태도 빚어졌다. 해당 위성은 실제로 격추됐고, 그 결과 초속 7㎞ 이상 속도로 우주 공간을 날아다니는 파편 수만 개가 발생했다. 미국과 영국은 일제히 러시아의 위성 요격 미사일 발사를 '안전을 무시한 행위'라고 규탄하고 나섰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러시아가 자국 위성 중 하나를 겨냥해 신중하지 못한 요격 시험을 진행했다"며 "(해당 위성의 파괴로) 궤도를 추적할 수 있는 크기의 파편만 1,500여 개가 발생했고, 수만 개의 작은 파편도 생성됐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의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이 우주의 장기적 안전성을 위태롭게 했다"며 "우주 무기화에 반대한다는 러시아의 주장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 준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발생한 위성 잔해들은 우주에서 시속 2만5,000㎞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다. 초속 7㎞라는 무시무시한 속도를 지닌 '우주 쓰레기' 수만 개가 생긴 셈이다.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이 파편들이 지구 궤도 부근에 밀집해 있는 데다, 크기가 작아 추적도 안 되는 만큼, 다른 위성이나 유인 우주선 등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이날 격추된 러시아 위성의 파편은 미국과 러시아, 유럽 등의 우주비행사 7명이 체류 중이던 ISS에 근접했다. 우주비행사들은 혹시 모를 충돌에 대비, 곧바로 ISS에 도킹해 있던 러시아 또는 미국 우주선으로 급히 대피하기도 했다. 빌 넬슨 나사 국장은 "이번 요격은 우리 우주비행사뿐 아니라 러시아 우주비행사들도 위협했다는 점에서 매우 충격적이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파편들이 향후 ISS에 심각한 손상을 줄 수도 있는 만큼, 우주비행사들의 안전을 고려해 파편 움직임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우주를 무기로 삼는 국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이번 (러시아의) 실험은 우주에서의 규범을 무시한, 무책임한 행동이었다"고 비난했다. 벤 월러스 영국 국방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의 실험은 우주의 안보와 안전, 지속 가능성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며 "이번에 발생한 파편은 우주에 남아 앞으로 수년간 위험 요소가 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성명을 통해 "ISS의 상황이 정상화했다. 16일 나사와 관련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위성 요격 미사일 발사는 처음이 아니다. 미국 우주사령부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러시아가, 2019년에는 인도가 각각 시험 발사를 한 적이 있다. 이에 앞서 미국과 중국도 2008년, 2007년에 각각 위성 요격 무기 시험을 진행했으며, 그로 인해 수백 개의 파편이 발생했다. 다만 통상 ISS 주변 25㎞와 위아래 0.75㎞ 권역을 안전권으로 설정해 충돌을 방지해 왔다.

강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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