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원 넘는 은행 돈 빼돌린 쉬궈쥔 송환
18년 전 미국서 징역 22년 선고 받고 수감돼
2015년에도 미중 대화 앞두고 범조자 송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첫 화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미국이 자국 내 교정시설에 수감해 두고 있던 중국의 최대 은행자금 횡령범을 본국으로 송환했다.
15일 중국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중국 반부패 당국은 20년 전 미국으로 도주했던 쉬궈쥔 전 중국은행 광둥성 카이핑 지점장을 전날 중국으로 압송해 왔다고 밝혔다. 쉬궈쥔은 중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은행자금 횡령 사건에 연루된 인물이다. 같은 은행 지점장 출신인 쉬차오판과 함께, 1990년부터 약 10년간 총 40억 위안(약 7,400억 원)가량을 빼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2001년 중국은행 전산망 구축 과정에서 범행 사실이 드러나자 미국으로 도주했고, 2년 후 미 수사당국에 체포됐다. 미국 법원은 쉬차오판과 쉬궈쥔에게 사기 및 돈세탁 혐의를 적용해 각각 징역 25년, 22년을 선고했다. 쉬차오판은 2018년 중국으로 강제 송환됐지만, 쉬궈쥔은 미국에서 계속 수감 생활을 해 왔다.
중국 당국은 이번 송환에 대해 “반부패 척결에 대한 (우리) 정부의 의지를 확인시켜 준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범죄자가 도망가더라도 끝까지 추적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굳은 의지를 보여 준 사안”이라고 평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공평과 정의, 권선징악 원칙에 따라 부패 범죄를 타격해야 한다는 정치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중국 현지 언론들도 “중국은 도피한 범죄자라도 끝까지 추적해 법의 심판대에 세운다”며 쉬궈쥔 송환의 의미를 강조했다.
미국은 그간 중국과의 대화를 앞둔 시점마다 자국에서 붙잡힌 중국인 범죄자를 본국으로 강제 송환시켜 왔다. 지난 2015년에도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을 앞두고 쉬궈진과 함께 돈세탁 혐의로 기소된 그의 부인 쾅완팡을 본국으로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의 화상 정상회담은 미국 시간으로 15일 오후 7시 45분, 한국 시간으로는 16일 오전 9시 45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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