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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윤석열의 '깐부'는 누군가

입력
2021.11.15 18:0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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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재
이충재주필

‘음주운전’ ‘초보운전’ 두 사람 모두 불안
차기 정부 중용할 인물 미리 공개하기를
국민ㆍ지지자 추천받는 방식 검토할 만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10일 한 언론사 주최 행사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10일 한 언론사 주최 행사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여야 대선 후보의 공통점은 국회의원 경험이 한 번도 없는 ‘0선’이라는 점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배출한 8명의 대통령 가운데 처음이다. 이게 꼭 약점은 아니다. 기득권 정치에 때묻지 않았다는 점에서 정치 혁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의회정치’를 경원시해 ‘제왕적 대통령’의 행태가 강화되지 않을까 하는 지적은 타당하다.

여야 후보를 보면 긍정적 면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한다면 한다’는 슬로건을 내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타협과 협상을 우선하는 의회를 얼마나 존중할지 의구심이 든다. 여소야대 국회를 상대해야 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의회 우회 전략을 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두 사람의 직선적이고 강한 성정(性情)은 불안감을 키우는 요소다.

가뜩이나 진영 갈등이 커지는 시기에 이들의 거친 캐릭터가 결합되면 나라가 어디로 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우려와 불안을 줄일 수 있는 방안으로 이른바 '예비 내각'(섀도 캐비닛) 공개가 거론된다. ‘이재명 정부’ 혹은 ‘윤석열 정부’를 이끌 사람들을 일찌감치 국민에게 알리자는 것이다.

누구와 함께 일하게 될지, 그에게 어떤 역할을 맡길지를 알면 국민이 정부의 방향을 짐작할 수 있다. 차기 정부 국정의 성패는 대통령이 국정 핵심 세력과 어떤 팀 리더십을 만들어 내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인물이 공개되면 도덕성과 자질 등 검증을 미리 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모든 직위를 할 수는 없고 핵심 자리인 비서실장, 국무총리, 국정원장, 검찰총장, 감사원장, 청와대 주요 수석 등이 대상으로 꼽힌다.

다만, 그 전에 국민이나 지지자들의 추천을 받는 게 바람직하다. 일정 기간 각 당 홈페이지에 추천 코너를 만들어 국민이 다양한 인물을 추천하도록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추천받은 인물을 후보 캠프에서 생각하는 사람과 비교해 3배수 정도 내놓으면 된다. 이들 면면은 유권자들의 대통령 후보 선택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박근혜 정부 때 언론사 등에서 유권자 추천을 받아 ‘국민이 뽑은 드림내각’을 선정한 적이 있다. 당시 김영란, 김부겸, 김종인, 장하준 등 진보, 보수를 가릴 것 없이 쟁쟁한 인물들이 뽑혔다. 진영 대립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국민은 ‘의외로’ 능력과 자질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윤 후보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되면 “진영과 관계없이 능력 있는 인물을 발탁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윤석열 캠프 인사들을 ‘하이에나' '파리떼’로 표현한 이준석 대표의 말처럼 윤 후보 주변에 자리만 탐하는 무능한 인사가 적지 않게 눈에 띈다. 민주당 비주류인 이 후보로서도 탕평인사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 정권이 연장되면 이전 사람들이 다시 자리를 꿰찰 거라는 의심을 불식시키는 게 현 정권과의 차별화 전략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필자는 2017년 대선 직전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에게 예비 내각 명단 공개를 촉구하는 칼럼을 쓴 바 있다. 당시 문 후보는 명단 공개를 계획했다 엉터리 이름들이 유포돼 잡음이 불거지자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때 주요 직책을 맡을 인물들이 공개돼 여론의 검증을 거쳤다면 문재인 정부의 인사 실패가 다소 줄지 않았을까 싶다.

이재명ㆍ윤석열 후보를 놓고 ‘음주운전’과 ‘초보운전’ 논란이 제기됐지만 위험하기는 둘 다 마찬가지다. 그들을 지탱해주고, 부족한 점을 보완해줄 사람들을 미리 안다면 국민들이 한결 마음이 놓일 것이다. 두 후보는 새 정부 청와대와 내각에 중용할 인물들을 내놓고 평가를 받기 바란다. 먼저 하는 쪽이 더 호감을 살 것이다.

이충재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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