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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인기 하락에 벌써부터 '해리스·부티지지 대망론'도 솔솔

입력
2021.11.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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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민주당 시선 '포스트 바이든' 향해"
바이든, 민주당 지지율 역대 최하 41%
강점과 한계 뚜렷해 후계 구도 '안갯속'

미국 워싱턴 백악관 서관(웨스트윙) 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집무실 모습.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서관(웨스트윙) 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집무실 모습.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 벌써부터 2024년 대통령 선거 민주당 경선에 나설 차기 주자 후보군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 1년도 안 된 상황에서 때이른 ‘최고통수권자 후보’ 하마평이 솔솔 피어오르는 이유는 그와 민주당의 지지율이 연일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대망론’의 주인공으로는 일단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이 우선 순위로 꼽힌다. 그러나 두 사람 모두 강점과 한계가 뚜렷한 탓에 후계 구도는 당분간 안갯속에 놓일 전망이다.

14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의 재선 도전 의지에도 민주당의 시선은 ‘포스트 바이든’을 향하고 있다. 올해 1월 20일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기는커녕, 1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차기 대권주자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표면적 이유는 ‘육체적 나이’다. 1942년생, 곧 79번째 생일을 맞는 바이든 대통령은 다음 대선에선 이미 여든을 훌쩍 넘기게 된다. 고령을 감안하면 물리적으로 출마 여부를 장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정치권 저변에 깔린 ‘바이든으로는 안 된다’는 불안감이다. WP와 ABC방송이 7~10일 미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공동 조사한 결과(표본오차 ±3.5%포인트),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41%로 취임 후 가장 낮았다. 부정 평가는 53%다. 민주당도 역대 최악의 지지율(41%)로 떨어졌다. 31년 만의 최고 수준인 물가 상승(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병목 현상 등 직면한 경제 현안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게다가 공화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중적 인기도 여전하다. 심지어 민주당의 내년 ‘중간선거 필패론’마저 나온다. 결국 4년 뒤에도 정권을 유지하려면 든든한 ‘후계자’를 지금부터 키워야만 한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힘을 얻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카멀라 해리스(왼쪽) 미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지난달 2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카멀라 해리스(왼쪽) 미 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당장 최우선 물망에 오른 인물은 해리스 부통령과 부티지지 장관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여성 부통령’과 ‘흑인 부통령’이라는, 미국 정치 역사상 ‘최초’ 타이틀을 두 개나 갖고 있어 정치적 상징성이 누구보다 크다. 러닝메이트 발탁 당시부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이유다. 최근 들어선 외교 행보에서도 두각을 보이며 강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달 초 프랑스를 방문,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만나 미국ㆍ영국ㆍ호주 안보협의체인 ‘오커스(AUKUS)’ 출범 과정에서 쌓인 감정의 앙금을 해소하는 데 주력하기도 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과 ‘한배’를 탔다는 게 최대 약점이다. 현 행정부의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는 탓에 급락한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해리스 부통령에게도 악재다. 동반책임론의 화살을 맞을 공산도 크다. 실제 폭스뉴스의 지난달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45%인 반면, 부정 평가는 53%에 달했다. 조엘 골드스타인 세인트루이스대 명예교수는 폴리티코에 “부통령은 행정부의 인기가 높든 형편없든, 그것을 모두 물려받는다. 대통령 그늘에서 벗어나 자신이 추종자가 아닌 ‘리더’라는 걸 증명하는 게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에서는 이민자 문제를 비롯, 투표법 난제 등을 떠맡았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도 해결 과제다.

지난 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장관이 교통법안을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지난 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장관이 교통법안을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해리스 부통령의 경쟁자가 된 부티지지 교통장관은 지난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치러진 당내 경선 때부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37세라는 젊은 나이였던 당시, ‘대선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주(州)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뉴햄프셔주 등 일부 지역에서도 거물급 후보를 제치며 정치적 존재감을 키워 왔다.

현 행정부의 교통 장관에 발탁된 후엔 더욱 승승장구하고 있다. 언론 노출 빈도가 늘어났고, 달변으로 좀 더 많은 대중의 호감을 얻는 데에도 성공했다. 최근에는 바이든 행정부의 역점 사업으로 꼽히는 ‘초당적 인프라 법안’이 의회 문턱을 넘는 데에도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자신이 동성애자임을 공개한 첫 성소수자 장관이기도 하다. 지난달 배우자와 함께 쌍둥이를 입양한 것으로도 화제에 올랐다.

다만 그의 담당 업무가 최근 인플레이션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물류 대란’ 사태와 직결된다는 건 부담이다. 대중의 높은 주목도를 마냥 즐기기에도 어려운 상황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원의원을 지냈던 정치평론가 바카리 셀러스는 “부티지지는 지금 시간을 즐길 수가 없다. 공급망 이슈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유권자가 성소수자 대통령 후보를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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