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LG엔솔 역할 컸다”
올 들어 국내 전기차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대표 주자인 현대·기아차의 신차가 입소문과 함께 인기를 얻은 데다,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K배터리' 업계의 영향력도 더해지면서다.
15일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국내 전기차 누적 판매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96% 증가한 7만1,600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301만2,579대로, 연간 판매 300만 대를 처음 넘어섰다.
올해 가장 많은 전기차를 판매한 국가는 중국이다. 올해 3분기까지 175만6,319대를 판매, 지난해 연간 판매량(105만 대)을 이미 돌파했다. 지난해 1~3분기 판매량과 비교하면 222% 성장한 규모다. 이어 미국(27만2,554대), 독일(24만3,892대), 영국(13만1,832대), 프랑스(11만4,836대)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노르웨이(8만4,428대) 다음으로 많은 전기차를 판매하면서 7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9~20년에 기록했던 8위에서 한 단계 올라선 것이다.
국내 전기차 시장 성장 배경엔 다양한 전기차 신모델 출시가 자리했다. 올해는 아이오닉5, EV6, 제네시스 ‘GV60’뿐만 아니라 테슬라 ‘모델Y’, 메르세데스-벤츠 ‘EQA’, 아우디 ‘e-트론 스포트백’ 등 다양한 수입산 전기차까지 선보였다. 올해 국내에서 판매된 신차 가운데 전기차 비율은 5.5%에 달했다. 이는 유럽을 제외한 국가 가운데 중국(9.4%) 다음으로 높다. 미국(2.3%)보다는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국내 대표 자동차 업체인 현대차그룹도 올해 전기차 시장에서 ‘톱5’에 올라섰다. 올 들어 3분기까지 누적 판매량은 15만9,558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성장했다. 올해에만 4종의 신형 전기차를 출시하고, ‘포터 일렉트릭’, ‘봉고EV’ 등 전기 트럭 판매 효과까지 더해진 결과다. 글로벌 전기차 업계 1위는 올해 1~3분기 62만5,624대를 판매한 테슬라가 차지했다. 이어 상하이자동차(41만3,037대), 폭스바겐(28만7,852대). BYD(18만9,751대)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도 한국의 위상은 재확인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분기 전기차 누적 판매용량이 4만2,152메가와트시(MWh)로 중국 CATL(5만7,837MWh)에 이어 2위였다. SK온은 올 들어 3분기까지 7,837MWh의 판매용량을 기록, 지난해 11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다만 삼성SDI는 판매순위가 지난해 7위에서 올해 8위로 주춤했다.
양재완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전략본부 선임연구원은 “경쟁이 격화되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내에서 향후 한국의 입지 강화를 위해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안정화, 배터리 신뢰성 확보, 내연기관 부품기업의 사업 전환이 필요하다”며 “배터리기업의 경우 거래선 확대와 더불어 장기적인 신뢰성을 담보하는 기술력과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향후 성장의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