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한 자 공정한 몫 납부해야" 샌더스에
조롱 섞인 댓글로 부유세 반박한 머스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미국의 대표적 진보 인사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게 조롱의 메시지를 남겼다. 머스크 자신이 타깃이 될 부유세 도입을 샌더스 의원이 촉구하자 이에 반발한 것이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머스크는 샌더스의 트위터 게시물에 “당신이 아직 살아 있다는 것을 계속 잊고 있었다”고 조롱성 댓글을 달았다. 머스크가 댓글을 올린 샌더스의 트윗은 “우리는 극도로 부유한 자들이 공정한 몫을 납부하도록 요구해야 한다”며 부유세 도입을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샌더스 의원은 올해로 80세다.
머스크는 최근 미국 민주당이 논의 중인 부유세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일명 ‘억만장자세’로 불리는 해당 안은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 미실현 이익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하는 게 골자다. 민주당은 이를 통해 대부분의 재산이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이뤄진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나 머스크 등 억만장자들로부터 세금을 더 걷을 수 있으리라 보고 있다.
대표적인 부유세 찬성론자인 샌더스는 올해 3월에도 머스크와 온라인상 언쟁을 벌였다. 샌더스는 “머스크·베이조스 등이 미국 소득 하위 40%보다 더 많은 재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는 부도덕한 탐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머스크는 테슬라 주식으로 벌어들인 돈은 자신이 소유한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달·화성 이주 사업’에 쓰일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머스크는 이달 6일엔 억만장자세를 언급하며 210억 달러(약 24조9,000억 원) 규모의 자신이 보유 중인 테슬라 지분 10%를 매각할지 묻는 설문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 머스크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그에 따르겠다면서, “(나는) 현금이나 보너스는 받지 않고 주식만 갖고 있다”며 “세금을 내려면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설문 결과 참여자의 57.9%가 매각을 찬성했고, 머스크는 지난 8일부터 닷새 연속으로 69억 달러(약 8조1,000억 원)가량의 테슬라 주식을 팔아치웠다.
다만 머스크로선 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세금을 내려면 어차피 주식을 매각해야 했으며, 이를 부유세와 연관 지은 설문 형식으로 위장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머스크는 내년 8월까지 실행하지 않으면 사라지는 2,286만 주 상당의 스톡옵션을 보유 중이다. 스톡옵션 행사 시에는 그로 인해 얻게 될 차익에 대한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주식 처분은 불가피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지난 11일 트위터에서 자신이 실행할 스톡옵션 물량보다 더 많은 보유 주식을 처분했다며 세금 최소화가 아니라 납세 극대화를 위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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