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4일 대선…선거 방해 세력 여전
'아랍의 봄' 이후 10년간 내전, 정국 혼란
2011년 '아랍의 봄' 혁명으로 리비아 권좌에서 물러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아들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다. 일부 유권자의 향수를 자극해 표심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두로 나서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리비아 선거관리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전 최고지도자 카다피의 아들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가 다음달 24일 시행하는 대선의 후보자 등록을 마쳤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지난 7월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리비아 동부를 장악한 칼리파 하프타르 리비아국민군(LNA) 사령관, 압둘 드베이바 총리, 아길라 살레 의회 의장 등과 함께 출마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예상됐다.
카다피가 쫓겨나 반군에게 살해됐을 당시 아들 카다피는 서부도시 진탄에서 지역 민병대에 체포됐다. 이후 대량 학살 등 전쟁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2015년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법원에서 사형 선고를 받았으나, 혼란한 정국 속에 민병대에서 법원으로 인계되진 않았다.
아들 카다피의 당선 가능성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우선 독재 정권 붕괴 후 10년간 이어진 내전과 혼란 속에 과거를 그리워하는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을 수 있다는 견해가 있다. 실제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카다피 가문은 인기가 있다. 반대로 여전히 많은 리비아인에게 '카다피 시대'는 가혹한 독재정치를 상징하고, 오랜 기간 정치권에서 멀어져 있어서 선두 후보가 되긴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선거법도 확정되지 않은 채 추진 중인 이번 리비아 대선은 제대로 시행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리비아 관련 국제회의에서 미국과 유럽 주요국 정치지도자들이 "이번 선거를 방해하거나 중단하는 이를 제재하겠다"며 원활한 선거 진행을 지지했으나, 정작 후보 선출과 같은 규정에 대해선 합의된 게 없다. 규정과 일정을 두고 리비아 내 정파 간 합의를 보지 못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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