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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키로나 '유럽 2호 코로나 치료제'... 먹는 치료제에 맞설 반전 카드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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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키로나 '유럽 2호 코로나 치료제'... 먹는 치료제에 맞설 반전 카드 될까

입력
2021.11.14 18:30
수정
2021.11.14 20:06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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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크보다 한발 빨리 유럽서 승인
렉키로나 개발 전 과정 주도한 권기성 부문장
"한국 바이오산업 수준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가 의료기관에 공급된 지난 2월 17일 대구 중구 대구동산병원 관계자가 렉키로나주를 살펴보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주가 의료기관에 공급된 지난 2월 17일 대구 중구 대구동산병원 관계자가 렉키로나주를 살펴보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성분명: 레그단비맙)'가 유럽시장에 진입하면서 국내 바이오산업이 비로소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미국 머크(MSD)의 경구용 치료제 등장 이후 주춤했던 셀트리온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럽의약품청(EMA)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셀트리온의 렉키로나와 미국 제약사 로슈·리제네론의 '로나프레베'가 유럽연합(EU)에서 승인됐다고 밝혔다. EMA 산하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승인 권고'를 내린 지 불과 하루 만의 신약 허가다. 이로써 렉키로나는 유럽에서 정식 품목허가를 획득한 국내 최초의 항체 신약 지위를 확보하게 됐다. 렉키로나는 첫 정식 허가를 받은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에 이어 유럽 내 두 번째 코로나19 치료제이기도 하다.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통상 신약 허가를 위해 CHMP가 승인 권고를 내리면 1, 2개월 후에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의 최종 품목허가가 완료된다. 반면 렉키로나는 전광석화처럼 승인이 이뤄졌다. 유럽 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에 신속히 대처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성분명: Regdanvima)'가 유럽시장에 진입하면서 국내 바이오산업이 선진국과의 경쟁이 가시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의약품청(EMA) 홈페이지 캡처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성분명: Regdanvima)'가 유럽시장에 진입하면서 국내 바이오산업이 선진국과의 경쟁이 가시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럽의약품청(EMA) 홈페이지 캡처

셀트리온에서 렉키로나 개발을 주도한 권기성 연구개발부문장(전무)은 이날 한국일보의 질의에 "셀트리온의 항체 기술이 물질개발부터 임상 허가 전주기에 걸쳐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갔다는 점이 유럽 승인의 의의"라고 자평했다. 권 부문장은 "국내 업계가 코로나를 거치면서 바이오산업 확장기로 접어 들었다"며 "(셀트리온뿐 아니라) 한국 바이오산업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EMA의 렉키로나 승인은 국내 바이오 업체들에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며 상당한 파급 효과를 예상했다.

머크·화이자 경구용 vs 셀트리온 주사제, 약효와 복용 편의성은?

렉키로나 올해 국내외 승인 및 활용 경과. 그래픽=박구원 기자

렉키로나 올해 국내외 승인 및 활용 경과. 그래픽=박구원 기자

머크의 경구용 치료제 등장에 위축됐던 셀트리온은 EMA의 렉키로나 승인으로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까다로운 유럽 시장 입성은 치료제 확보가 시급한 개발도상국에 바로 진출할 수 있는 보증수표처럼 여겨지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에도 한 발 가까워진 것으로 볼 수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전환과 함께 '게임 체인저'로 부상한 머크의 먹는 코로나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는 아직 유럽과 미국 보건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한 상태다. 현재 FDA와 EMA의 사용승인 심사가 진행 중이다. 반면 렉키로나는 국내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의 지난 12일 발표 기준 국내 129개 병원의 환자 2만2,587명에게 투여됐다. 그간 사망 등 중대한 이상사례는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아 안전성이 입증됐다.

형태가 다른 치료제와 효능을 직접 비교하긴 어렵지만 코로나19 환자 입장에서 가격과 복용 편의성은 따져 볼 수 있다. EMA가 승인한 렉키로나의 적응증 대상은 코로나19로 확진된 만 18세 이상 성인으로, 보조적인 산소 공급이 필요하지 않고 중증으로 이환 가능성이 높은 환자다. 정맥주사로 60분간 한 차례 투여하는데 4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 머크와 화이자의 먹는 치료제는 주사에 비해 복용 편의성이 높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5일가량 복용하고 비용은 80만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박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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