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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발생 후 '3개월 재활'이 중요하다

입력
2021.11.1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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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졸중 발생 후 3개월간의 재활 치료가 후유증을 줄이는데 가장 중요한 시기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뇌졸중 발생 후 3개월간의 재활 치료가 후유증을 줄이는데 가장 중요한 시기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뇌졸중 발병 위험이 커진다. 국내 사망 원인 1위인 뇌졸중은 대부분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의 후유증과 합병증을 유발한다. 대표적인 후유증으로는 마비ㆍ삼킴 장애ㆍ인지기능 장애ㆍ실어증ㆍ발음 장애 같은 언어 장애다.

뇌졸중 후 후유증을 줄이려면 재활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 뇌졸중 후 초기에는 손상된 뇌조직 주위에 부종이 생겼다가 부분적으로 혈류가 늘어난다. 혈관이 막혀 발생한 허혈성 손상을 입은 신경세포가 제 기능을 시작하면서 몸도 회복하는 것이다.

김연희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교수팀이 2012년 8월~2015년 5월 전국 9개 대학병원 응급실로 입원한 급성 뇌졸중 환자 7,858명을 추적한 결과, 초기 3개월간 집중 재활 치료가 장애 등 후유증 발생을 낮추고, 나아가 3년 후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했다.

김 교수팀에 따르면 뇌졸중 발병 후 뇌병변 장애를 앓는 환자는 퇴원 시점 10명 중 7명(72.3%)꼴이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줄어 발병 후 3개월 시점엔 41.6%까지 떨어졌다. 발병 6개월 후 35.9%, 1년 후에는 31.6%로 꾸준히 내려가다 발병 3년 시점에는 26.6%까지 감소했다.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하는 시점은 발병 후 3개월이었다.

김민욱 인천성모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뇌졸중 후 뇌 기능 회복은 비교적 발병 초기에 이뤄진다”며 “기능 회복의 핵심인 뇌가소성(Neuro-plasticity)을 촉진하려면 뇌가 가장 많이 회복되는 시기인 3개월 이내 적합한 재활 치료를 충분히 받는 것이 회복을 위해 중요하다”고 했다.

◇뇌경색 3~4일, 뇌출혈 2주 이내 재활 시작해야

뇌졸중이 발생해 약물 치료와 수술이 끝나면 뇌경색은 3~4일, 뇌출혈은 2주 이내부터 혈압ㆍ맥박ㆍ체온 등이 48시간 지속적으로 안정되면 재활 치료를 시작한다.

뇌졸중 재활 치료는 운동 치료와 작업 치료로 나눈다. 운동 치료는 중추신경 발달 재활 치료법이나 수동ㆍ능동 관절 가동 운동, 점진적 저항 운동, 매트 운동, 균형 훈련, 자세 훈련, 이동 훈련, 보행 훈련 등이 있다.

작업 치료는 수부 미세 운동 치료, 삼킴 곤란 환자를 위한 삼킴 치료, 인지 기능 및 일상생활 훈련을 한다. 이 밖에 마비된 근육의 근력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전기 자극 치료와 통증 있는 사지 부위에 대한 통증 치료, 언어 마비 환자를 위한 언어 치료를 진행한다.

최근에는 물리치료사가 시행하는 전통적인 재활 치료와 함께 신경 조절 치료, 인지재활 치료, 로봇 재활 치료 등 다양한 재활치료 기법이 도입됐다. 신경 조절(Neuro-modulation) 치료는 손상 후 감소한 뇌신경 기능을 다시 일깨워 정상에 가깝게 활성화되도록 유도하는 신경 재활 치료다.

대표적으로 반복적 경두개 자기 자극이나 경두개 전기 자극 등이 있다. 환자 증상과 양상에 맞춰 조절 목표 부위를 결정하고 적용한다. 편측마비, 실어증, 편측무시, 뇌졸중 후 우울증, 삼킴 곤란 등 다양한 증상에서 신경 조절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 이러한 신경 조절 치료를 재활 치료와 병행하면 뇌졸중 후 뇌 기능 회복을 앞당길 수 있다.

보행과 관련된 다리 기능 재활보다 팔 기능 재활법은 비교적 많지 않고 1~2년이 지나서도 기능 향상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로봇 팔을 이용한 재활 치료가 추가적인 효과가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이 재활 치료는 로봇 팔을 환자 팔에 부착하고 반복적인 움직임을 이용해 훈련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환자 동작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훈련 난이도가 자동으로 조절되는 등 상호작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무엇보다 손상된 뇌세포 기능을 건강한 다른 뇌세포가 대신하면서 잃어버린 기능을 회복하는 뇌 가소성 원리를 기반으로 운동 기능과 인지 기능을 동시에 향상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조기 재활의 중요한 점은 뇌졸중에 뒤이어 오는 합병증을 예방한다는 점이다. 뇌졸중 후 생명을 가장 위협하는 합병증은 폐렴이다. 건강한 사람이 음식을 삼키면 식도를 통해 위장으로 간다. 하지만 일부 뇌졸중 환자는 음식이 폐로 넘어가 폐렴이 발생한다.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과거 뇌졸중 초기에 사망하는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이 폐렴이었다.

◇ 매일 30분씩 유산소운동해야

뇌졸중을 예방하려면 평소 고혈압 조절을 돕는 칼륨이 풍부한 과일ㆍ채소를 즐겨 먹고 음식은 싱겁게 먹어야 한다. 혈관을 망가뜨리는 담배는 끊어야 한다.

특히 겨울철에는 추운 곳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거나 갑자기 추운 곳으로 나오는 것을 피한다. 추우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을 높여 혈관이 터지기 쉽기 때문이다.

평소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속보ㆍ조깅ㆍ수영 등 유산소운동을 하루에 30분 정도 매일 꾸준히 하는 게 효과적이다.

부득이 외출한다면 모자와 목도리를 꼭 챙기고, 역기를 들거나 팔 굽혀 펴기 등 순간적인 힘을 필요로 하는 운동은 피하는 게 좋다. 가장 중요한 것은 혈압을 조절하는 것이다.

이 밖에 당뇨병ㆍ비만ㆍ이상지질혈증 등도 잘 관리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적당히 해소하는 여유 있는 삶과 정신, 과로를 피하는 생활습관도 뇌졸중 예방에 도움이 된다.

김민욱 교수는 “뇌졸중은 후유증이 남더라도 재활 치료를 꾸준히 받으면 신체 활동 기능을 상당 부분 회복할 수 있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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