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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표 두 달 뒤 나온다"… 이제서야 중·저신용자 대출에 공들이는 인터넷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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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표 두 달 뒤 나온다"… 이제서야 중·저신용자 대출에 공들이는 인터넷은행들

입력
2021.11.1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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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뱅 3곳 모두 현재까지 목표치 달성 못 해
사잇돌 대출 재개하고, 금리 인하 내걸어
두 달밖에 안 남아 목표치 달성은 미지수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고객센터. 뉴시스

서울 용산구 카카오뱅크 고객센터. 뉴시스

그동안 고신용자 대출 영업에 몰두했던 인터넷전문은행(인뱅)들이 연말이 다가오자 중·저신용자 대출 늘리기에 나섰다.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목표 비중을 달성하지 못하면 금융당국이 불이익을 준다고 경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출 총량 규제로 신용대출 한도가 이미 대폭 줄어든 상태라, 올해 목표치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손쉬운 영업만 하려다 정작 본업에는 소홀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카뱅 13.4%로, 목표치 20.8%에 못 미쳐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뱅 중 현재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를 달성한 곳은 한 곳도 없다.

3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전체 가계대출 중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13.4%로, 올해 목표치(20.8%) 대비 7.4%포인트 부족한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역시 15.5%(2분기 기준)로 목표치(21.5%)에는 턱없이 모자란 수치다. 그나마 가장 높은 토스뱅크는 33%를 기록했지만, 대출 영업 중단으로 사실상 목표치(34.9%) 달성엔 실패했다.

저조한 성적표가 예상되면서 인뱅의 중·저신용자 모시기 영업도 가열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중단했던 사잇돌 대출을 중·저신용자에 한해 판매를 재개하기로 했다. 사잇돌 대출은 △연소득 1,500만 원 이상 △재직기간 3개월 이상 △서울보증보험(SGI)의 보증 가입이 가능한 근로소득자가 최대 2,000만 원까지 가능한 대출 상품이다.

하지만 사잇돌 대출의 경우, 보증부 정책상품으로 분류돼 중·저신용자 대출에 포함되지 않는다. 다시 말해 사잇돌 대출을 취급하면 올해 가계대출 총량은 잡아먹지만,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그대로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잇돌 대출을 재개한 배경에는 당장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중·저신용자 대출 고객들을 선점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케이뱅크 역시 중·저신용자 대출 상품의 금리를 큰 폭으로 인하했다. 케이뱅크는 전날 ‘신용대출 플러스’ 상품 중 중·저신용자에 한해 최대 3.27%포인트까지 금리를 인하했다. 그 외 신용대출·마이너스 통장 역시 각각 최소 1.5%포인트에서 최대 2.3%포인트까지 금리를 낮췄다. 다만 대출 한도는 '연소득 이내'로 제한된다.

뒤늦게 시동 걸었지만, 목표 달성 불가능


그러나 이 같은 노력에도 연말까지 각 은행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규제로 인뱅들의 가계 대출 여력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중·저신용자 대출을 더 늘리고 싶어도, 총량 규제로 대출취급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난 상반기 기준 신용점수 850점 이상의 고신용자들에게 나간 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케이뱅크 각각 86%·78%에 이른다. 특히 카카오뱅크의 신용대출 총 규모는 14조 원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리는 데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인뱅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취급 목표를 못 채울 경우 신사업 인허가 제약 등 당국의 엄격한 제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어려운 환경이지만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고객을 최대한 확보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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