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규영의 도전은 어디까지일까. 넷플릭스를 통해서 전세계 시청자들에게 당당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내세웠던 지난해를 뒤로 하고 올해는 지상파 주연작을 당당히 꿰찼다.
지난 12일 박규영은 본지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KBS2 '달리와 감자탕' 종영 소감 등을 전했다. '달리와 감자탕'은 생활력 하나는 끝내 주는 남자와 생활 무지렁이인 여자가 미술관을 매개체로 서로의 간극을 좁혀가는 로맨스를 담았다. 박규영은 극 중 명망 높은 청송가의 무남독녀인 청송미술관 관장 김달리로 분해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첫 지상파 주연, 부담 없었다면 거짓말
먼저 박규영은 "진심이 통한 것에 감사드린다. 달리를 맡게 돼 부담감과 책임감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긍정적인 책임감을 진심을 다해서 표현해보고자 노력했다. 마지막 방송 전까지 너무 섭섭하고 아쉬웠다. 이별은 언제나 빠르다. 자체적으로 유종의 미를 거둬 뿌듯하고 감사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지난 2016년 조권의 '횡단보도' 뮤직비디오로 데뷔한 박규영은 SBS '수상한 파트너', JTBC '제3의 매력', tvN '로맨스는 별책부록' '악마판사' '사이코지만 괜찮아', SBS '녹두꽃' 등 사극부터 현대극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해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 올리고 있다. 특히 '달리와 감자탕'을 통해 주연의 역량을 인정 받았다.
그렇다면 주연이라는 부담감은 어떻게 해소했을까. 박규영은 "불안감에 휩싸이면 스스로에게 너무 채찍질을 많이 한다. 저를 가두고 억누르기보다는 긍정적으로 안고 갔다. 저를 이끄는 감독님과 현장 스태프들이 있어서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능동적으로 사랑 표현하는 달리, 나와 달라 부러워
박규영에게 첫 지상파 주연작인 '달리와 감자탕'에 대한 의미는 깊었다. 자신의 진심을 쏟았고 본인만의 방식으로 표현을 했다. 대중의 호평까지 거머쥐면서 박규영에게 더욱 기분 좋은 성과를 남겼다.
주변에 밝은 에너지를 전파하는 캐릭터 달리와의 싱크로율 역시 궁금증을 자아낸다. 박규영은 "닮은 부분이 크게 없었다. (사랑에 대해) 능동적으로 굉장히 예쁘게 표현하는 달리가 부럽고 사랑스러웠다. 현실적으로는 그런 용기가 없다"는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다만 긴 촬영 기간 동안 달리로 살아가면서 점점 더 닮아가게 됐다.
박규영이 바라본 달리의 매력은 단단한 마음이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달리는 어려운 상황에 놓인 연약한 존재일 수 있지만 마음 안에 단단한 심지를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마지막 신념을 놓지 않았기 때문에 능동적으로 마음을 표현할 수 있었다.
'달리와 감자탕'의 이정섭 PD는 박규영에게 "달리는 꼭 박규영 너로 마음을 먹었다"면서 섭외를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이를 두고 박규영은 "정말 너무 감사했다. 구체적인 이유를 말씀하진 않으셨지만 제가 다양한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그런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차분함 속에 달리만의 유머 코드들, 익살스러움을 표현할 수 있어서 캐스팅하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매력적인 캐릭터를 시각적으로 강조하기 위해 박규영은 짧은 단발에 귀여운 펌으로 러블리한 분위기를 더했다. 다양한 패션으로 스타일링을 확고하게 보이면서 박규영만의 시그니처 캐릭터로 자리잡았다.
다른 사람에게 큰 응원을 줄 수 있는 사람 되고파
다양한 작품을 거쳐온 박규영이지만 사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스위트홈' 전까지는 대본을 고를 기회가 오지 않았다. 탄탄한 연기력과 섬세한 표현력을 내세우며 자신만의 속도로 지금의 자리에 다다르게 됐다.
작품이 달리의 성장기를 담았던 것처럼 박규영 역시 이번 작품으로 성장했다. 그는 "'달리와 감자탕'은 제 20대를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극중 달리는 고난과 역경에 처하고 신념을 갖고 헤쳐간다. 너무 많은 응원과 사랑을 받는다. 저 역시 진심을 다했고 열과 성을 다해 응원해주는 분들이 있어서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었다. 성장기가 많이 닮아있다. 저도 큰 응원과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여운을 되새겼다.
박규영과 김민재는 지난 2017년 개봉한 '레슬러' 이후 '달리와 감자탕'으로 재회하게 됐다. 당시 박규영은 멀리서 김민재의 연기를 지켜봤다면 이제는 상대 배우로 만나 좋은 케미스트리를 선보였다. 박규영은 김민재를 두고 "참 멋있는 에너지를 많이 갖고 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있다. 부드럽고 유연한데 듬직함이 있다. 그런 에너지를 많이 받았다. 다시 다른 작품으로 만나고 싶다"면서 진한 동료애를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박규영은 "상대 연기자 복이 정말 많다. 모든 분들이 그렇게 말한다. 김민재 진영 김남희 김주원 강기두 이상이 모두 제가 가만히 있어도 좋은 케미스트리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제가 잘했다기보다 상대 배우 복이 많다"면서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박규영은 매 순간을 진심으로 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에게 부끄러운 연기자가 되고 싶지 않다는 올곧은 신념으로 스스로를 채찍질하기도, 안아주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이를 두고 박규영은 '건강한 혹독함'이라 표현했다. 스스로에게 100% 만족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성장할 수 있다는 원동력이다.
"스스로에게 부끄럽고 싶지 않아요. 남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도 않고요. 올해를 보내면서 신념에서 나오는 채찍질을 많이 했어요. 이제는 나 자신을 돌아보고 안아주고 사랑하면서 단단한 박규영이 되리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제 연기가 호불호가 갈린다는 것도 알지만 저만의 표현 방법이에요. 조금 더 독특하고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이 제 색깔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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