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학대 채팅 '고어전문방' 학대자 집행유예… 동물단체 강력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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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학대 채팅 '고어전문방' 학대자 집행유예… 동물단체 강력 반발

입력
2021.11.1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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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학대하고 사진·영상 공유한 이모씨 실형 면해
재판부 "초범에 가족들이 잘 타이르겠다는 점 감안"
동물단체 "학대자에게 경각심 줄 강력처벌 내려야"

고양이에게 화살을 쏘고 괴로워하는 사진을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 공유한 이모씨가 11일 집행유예 선고를 받았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올해 1월 길고양이·너구리 등을 살해하고 학대 영상과 사진을 공유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고어전문방' 사건 주요 피의자 이모씨가 11일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집행유예로 풀려나 솜방망이 처벌이란 목소리가 높다. 검찰이 9월 이씨에게 징역 3년(동물보호법상 동물학대에 대한 법정 최고형)을 구형했으나, 이날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 1심 재판부의 판결은 징역 4개월 및 벌금 100만 원 집행유예 2년에 그쳐 동물보호단체들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동물권행동단체 카라 활동가들이 11일 대전지방법원 앞에서 고어전문방 주요 가담자 이모씨의 재판을 앞두고 이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카라 제공

고어전문방은 미성년자를 포함한 회원 80여 명이 동물학대 사진과 영상을 공유하고, 동물 혐오 발언은 물론 사람에 대한 범죄까지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며 '동물판 n번방'으로 불렸다. 대화방 참가자 모두 경찰 조사를 받았고, 이 가운데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가 인정된 3명은 검찰에 송치됐다.

특히 이번 재판은 고어전문방 관련자 중 동물 학대에 직접 가담한 학대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주목받았다. 동물권행동단체 카라가 이씨의 재판을 앞두고 진행한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 서명에는 1만748명이 참여했고, 수기 탄원서도 30통 이상 접수됐다.

길고양이 학대 콘텐츠를 게시하고 공유한 오픈채팅방 참여자들의 수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20만 명이 넘는 시민이 동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재판부는 "이씨가 동물을 살해한 방식은 고통을 줄이기 위한 방식으로 보기 어렵다"며 "고양이는 사회적으로 반려동물로 인식되고, 피고인의 행위가 국민 정서에도 부합하지 않는 만큼 동물보호법 위반이 맞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초범이고 젊다는 점, 본인의 죄를 인정하고 있는 점, 이씨의 가족이 앞으로 잘 타이르겠다며 선처를 호소한 점 등을 감안했다"며 집행유예의 이유를 설명했다.

동물단체들은 재판부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동물학대범에 대한 처벌이 징역 3년으로 강화됐지만, 사법부가 변화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솜방망이 처벌을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동물자유연대와 지역동물보호단체 활동가들이 11일 대전지방법원 앞에 모여 고어전문방 학대자 이모씨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전진경 카라 대표는 "동물학대가 반사회적 범죄임을 알면서도 피고인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며 봐주기식 처벌을 내린 재판부의 인식에 문제가 있다"며 "동물학대 강력처벌은 물론, 동물학대 범죄에 대해서도 일관된 양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도 "고어전문방 가담자에 대한 처벌은 온라인 동물 학대를 막을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강력한 처벌이 필요한데 이번 판결은 아쉽다"며 "학대자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줄 만큼 엄중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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