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UAM 공항실증 현장 가보니
택시처럼 앱으로 드론택시 이용
기체 기술력 한참 부족, 요금 책정도 문제

독일의 멀티콥터형 드론택시 볼로콥터가 11일 김포공항에서 비행 시연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제공
#.김포공항으로 입국해 도심항공교통(UAM) 앱을 켜 목적지로 서울 강남의 코엑스를 입력한다. 입국장 전용출구와 연결된 버티포트(이착륙장)로 이동해 보안검색 시스템을 통과한 다음 출발 5분 전 UAM에 탑승한다. 수직 이륙 후 상공에서 목적지로 이동하는 동안 남산과 한강 등의 전망을 즐긴다. 지상처럼 휴대폰도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다. 코엑스까지 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불과 10분. 코엑스 버티포트에 착륙한 뒤 최종 목적지까지는 연계된 환승차량을 타고 이동한다.
이르면 4년 후 드론택시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국토교통부는 11일 김포공항에서 2025년 UAM 상용화를 앞두고 한국형 UAM 공항실증을 진행했다. UAM은 전기동력·저소음 항공기와 수직 이착륙장을 기반으로 도심에서 사람, 화물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운송하는 차세대 첨단교통체계다. 이날 실증은 상용서비스가 도입될 공항 환경에 맞춰 한국형 운용개념을 검증하기 위해 마련했다.
실증에는 독일의 멀티콥터형 2인승 드론택시 '볼로콥터'를 활용했다. 볼로콥터는 수직으로 이륙해 가상으로 지정된 실증 전용 하늘길을 고도 50m 이하로 약 3㎞ 정도 비행하고 출발지점으로 돌아와 다시 수직으로 착륙했다. 이어 국산 기술로 개발 중인 한국형 UAM(오파브)의 축소기가 전남 고흥군 비행성능시험장에서 비행 시연을 했다. 오파브의 최고 속도는 시속 130㎞, 최대 비행거리는 10㎞다.

앱을 이용한 드론택시 예약 화면. 국토교통부 제공
국토부는 UAM 운항자, 교통관리서비스 제공자, 버티포트 운영자 등 가상 운용 주체를 설정하고 탑승예약, 도심형 보안검색, 이착륙·비행 승인, UAM 하늘길 교통관리 및 지상환승 개념 등을 적용했다. 한국형 UAM 체계가 구현되면 기장은 이륙 전 조종석 모니터를 통해 하늘길과 도착지의 통신 및 기상 상태, 비상착륙지점을 점검한다. 승객은 앱으로 목적지를 지정하고 기내에서 지상과 같은 수준의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정부는 UAM 상용화를 2025년 목표로 추진 중이지만 활성화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중론이다. 현재 배터리 수준으로는 30분에서 50분 정도밖에 운항이 안 되고 도심 고층 건물 사이를 피해가려면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실증에 독일 볼로콥터를 투입한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다미안 히시어 테스트 파일럿이 볼로콥터 시험 비행을 마치고 기체를 점검하고 있다. 뉴스1
드론택시 이용요금도 현재 기술력으로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대성 항공안전기술원장은 "미국 사례를 비춰보고, 2028~2030년쯤 활성화된다고 가정할 때 일반 택시비의 두 배 정도는 돼야 사업적으로 성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정렬 한국국토정보공사 사장은 "택시비의 두 배 수준이라면 우리 기술력으로 관제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며 UAM 개발 비용이 필요한 만큼 그에 맞는 요금 책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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